"마른 수건 짜는 판에 모른 채 할 수도 없고"
"지역에서 기업을 하면서 장학금을 내긴 내야 하는데 자금사정은 원활하지 않고…."
포항철강공단에 입주한 한 중견기업 A대표는 요즘 회사일이 아닌 외부 문제로 고민에 빠져 있다. 포항시장학회의 장학금 모금 동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
포항시장학회가 목표로 하고 있는 장학금은 300억원인데 현재 270억원가량이 모여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08년 발족한 이래 불과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 때문에 나머지 30억원을 채우기 위해 장학회 관계자들이 업체를 돌며 모금을 독려(?)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들은 자금사정이 뻔해 선뜻 동참하지 못한 채 애만 태우고 있다.
해당 기업체들은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모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마른 수건도 쥐어짜야 하는 형편에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100만~200만원 정도는 낼 수 있지만 기업규모상 그럴 수도 없고 수천만원이나 억대는 더욱 더 어려운 상황이어서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업체 간부는 "좋은 일에 우린들 동참하고 싶지 않겠냐 만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기업체의 속사정도 좀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포항시가 기업체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현재 계획하고 있는 포항타워와 포항시티타워 등 전시성 구조물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이 같은 예산을 장학금으로 돌린다면 벌써 목표금액을 채우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시장학회 관계자는 "시민들과 기업체의 자발적인 장학금 모금으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동참하지 않은 일부 업체들도 있어 장학금 모금 취지 설명과 함께 협조를 요청했을 뿐 기업에 부담을 줄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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