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을 따라 걸으면서 만나는 문화유산들을 둘러보느라 힘든 줄 몰랐어요."
자율형공립고인 학남고등학교(교장 이상규) 1, 2학년생들이 21일 호연지기와 국토애를 기르기 위한 낙동강 물길 따라 걷기 행사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총 800여 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이날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 상류지역을 네 구간으로 나눠 구간별로 8㎞가량을 직접 걸어보는 탐사 체험을 했다.
강원도 태백의 황지에서 시작되는 낙동강은 부산 다대포에 이르기까지 장장 1천3백 리(513.5㎞). 이번 행사는 황지에서 예천까지의 상류 지역을 네 구간으로 나누어 탐사했다.
가장 먼 1코스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부터 구문소에 이르는 구간. 청량산을 중심으로 농암 종택, 퇴계 종택, 도산 서원 등이 산재한 2코스는 우리 유교 문화의 산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3코스는 병산서원 앞을 지나 하회마을까지, 4코스는 강물이 용트림하는 현상의 예천 회룡포로 정해졌다.
각 코스마다 5개 학급이 한팀이 돼 2시간 강을 끼고 걸으며 단풍으로 물든 가을 정취 속에서 조상의 얼이 담긴 문화유산을 둘러봤다.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접한 참가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 흥미있는 체험을 했다.
2학년 이진석 군은 "병산서원에서 하회마을로 가는 길은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았다"며 "부용대에 올랐을 때의 느낌이 인상적이었고 마을을 굽어 흐르는 낙동강도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이어 "하회마을에서 선비 옷을 입은 우체부 아저씨를 봤는데 잠시 과거로 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2코스에 함께 참여한 김상도 교감은 "학생들이 교과서 중심의 공부에서 벗어나 현장 체험을 하면서 심신을 단련하고 우리 문화와 향토에 무한한 애착을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남고는 내년에도 학기별로 1회씩 탐사활동을 계속하여 낙동강과 인근의 문화유산 및 우리 삶터를 알고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