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악기연주, 온양 라디오방송국… 대구 시장들은 한복 입고 물건 팔
"문화마케팅으로 전통시장의 명성 이어간다."
22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EXCO. 2011 전국우수시장박람회가 열린 전시장 안은 100여 개의 전국 전통시장에서 온 상인들과 박람회를 찾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시장별로 특산품을 들고 와 판매하는 곳도 손님들이 많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시장은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는 곳이었다. 송화수(67) 씨는 "부산 부전 마켓타운 부스에서 외국인들의 악기연주를 봤는데 인상적이었다"며 "매주 이런 공연을 한다는데 다음에 부산에 갈 기회가 있으면 꼭 한번 방문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문화'였다.
EXCO에서 전국 100여 개의 시장이 참여해 열린 2011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문화마케팅으로 승부를 건 시장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특히 부산지역 시장들이 문화를 앞세워 박람회를 찾은 손님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1일부터 3일간 진행된 박람회에서는 전국 각지의 시장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이번 박람회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점은 노래, 뮤지컬 등의 풍성한 공연이 많았다는 것이다.
비누방울쇼, 마임쇼, 사진전 등 박람회 측에서 준비한 부대행사도 있었지만 각 시장이 선보인 문화행사들이 눈에 띄었다.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에 참여하는 시장들은 사업 진행상황에 대한 홍보와 함께 문화공연들을 선보였다.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은 지역의 문화와 관광을 접목해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중기청에서 200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진주 중앙시장, 단양 전통시장, 속초 관광수산시장, 부산 구포시장 등이 포함돼 있다.
문화관광형 시장 중 하나인 온양온천시장은 시장을 주제로 한 연극과 라디오방송국을 운영하는 등 시장의 특색 있는 문화를 소개했다.
수원팔달문시장은 뮤지컬 정조대왕 공연을 선보이고 남창옹기종기시장은 옹기 제작 시연을 하는 등 박람회를 통해 지역문화와 시장을 함께 알리는 데 주력했다.
중기청 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시장들도 문화콘텐츠를 홍보하는 곳이 많았다. 특히 부산지역 시장들의 문화마케팅이 눈에 띄었다. 부전마켓타운의 시장골목투어, 부산평화시장의 나눔장터, 충무동새벽시장의 고등어축제 홍보 등으로 판매보다는 마케팅을 통한 시장 알리기에 나섰다. 부전마켓타운의 경우 실제로 시장 내에서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토요공연을 즉석에서 재연해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부전마켓타운 박덕진 사무국장은 "우리 시장도 지난해까지는 박람회에서 판매를 위주로 했었다"며 "하지만 문화로 시장을 알리는 것이 추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문화공연을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구 시장들은 홍보나 마케팅에는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이번 박람회에는 서문시장, 서남신시장, 교동시장 등의 대구지역 전통시장이 박람회에 참여했다. 각 시장별로 한복, 한약재 등의 특산품을 선보여 많은 손님들이 부스를 찾았다. 하지만 시민들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박람회를 찾은 임선형(32'여) 씨는 "시장과 문화공연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시장들이 문화행사를 펼치고 있는 것을 보니 놀랍다"며 "대구에도 방천시장처럼 문화콘텐츠가 활성화된 시장이 있는데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이런 좋은 기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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