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납작만두에 세월을 버무려볼까
교동시장엔 없는 것이 없다. 배고픔을 채워주던 먹자골목과 군복, 시계, 구제품, 전자제품까지 골목마다 특징이 있다. 삐뚤삐뚤한 골목길을 요리조리 찾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그저 그만이었다. 특히 먹자골목은 구수한 음식 냄새와 시끌벅적한 모습이 뒤섞여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추억의 먹자골목
1963년쯤 부침개 좌판이 자리를 잡으면서 먹자골목의 원조가 됐다. 배고픈 시절, 먹는 장사가 최고였다. 부침개 장사가 점차 호황을 누리면서 옷집과 모자, 군복, 신발집들이 줄줄이 요식업으로 전환했다. 1980년대에 최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00년부터 시장 현대화 바람이 불면서 먹거리촌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9년엔 그 유명한 소라 좌판도 정비됐다. 그 여파로 먹자골목의 명성이 퇴색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에 60여 개소가 성황을 이뤘던 교동시장 먹자골목은 지금은 횟집 3개소와 함께 13개 업소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인기 먹거리
교동시장 먹자골목은 매운 양념 어묵과 납작만두, 떡볶이가 대표주자다. 대구의 명물이다. 맵고 얼큰한 국물과 양념이 잘 밴 오뎅(어묵)은 입맛을 돋운다. 납작만두는 대구의 10미(味)에도 속할 정도로 유명하다. 찰순대도 인기다. 떡볶이 국물을 얹어 먹는 순대 맛은 특별하다. 오징어 부침개와 튀김도 좋다. 교동시장의 오징어 부침개는 해물이 듬뿍 들어 있어 두툼하다. 현재 먹자골목에서 영업 중인 가게는 대부분 3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만큼 맛도 깊다. 외지로 나간 대구 사람은 고향의 맛을 찾아 교동시장 먹자골목을 방문한다.
◆소문난 집
▷신세계 할매오뎅(빨간집)
먹자골목에서 손님이 제일 많은 집으로 소문났다. 식당 안으로 들어와서 먹는 사람도 많지만, 즉석에서 포장해 가는 사람도 많다. 순대, 양념 어묵, 납작만두 모두 2천원씩이다. 오징어 부침개는 2천500원. 가격도 저렴하고 가격에 비해 양도 푸짐하다.
▷서울순대
이은주(74) 할머니가 순대 한 가지로만 39년째 운영하고 있는 집이다. 한곳에서 거의 반평생 동안 장사를 해 맛은 정평이 났다. 단골손님이 많다.
▷까치 분식
먹자골목 번영회장 김준기(61) 씨가 운영하는 집이다. 납작만두와 떡볶이 맛이 유명하다.
▷교동 할매 빈대떡
30년의 역사다. 1개 1천원, 1인분 2천원이다. 녹두가루에 각종 채소를 넣어 빈대떡을 부친다. 전문자(75) 할머니는 미진식당 등에서 일한 경력을 합치면 빈대떡만 만들어 온 지 43년째다. 빈대떡으로 자녀를 모두 훌륭하게 키웠다.
▷정겨운 횟집들
처음에는 아나고(붕장어), 한치, 소라만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활어회는 물론, 가오리, 한치, 우렁이, 학꽁치 등 12가지의 무침회 감이 풍성하다. 교동시장 무침회는 반고개 무침회와는 또 다른 맛이다. 먹자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횟집은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삼성라이온즈 투수 출신 장태수 선수 집인 남도횟집과 삼미 횟집, 독도 횟집 등 세 집뿐이다.
◆먹자골목 상가
▷독도횟집 424-3400 ▷삼미횟집 422-8493 ▷남도횟집 425-0914
▷개미분식 425-7185 ▷교동 할매 빈대떡 426-3509 ▷까치 분식 425-2696 ▷남경 분식 423-0605 ▷마리아 분식 010-4512-9425 ▷만남 식당 427-4484 ▷매일 분식 422-7492 ▷서울 순대 010-7639-3657 ▷영주 분식 424-2667 ▷오뎅집 422-8335 ▷동아 죽집 426-9231 ▷신세계 할매오뎅 423-6403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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