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유치전 2라운드…발빠른 부산경남 숨가뿐 대구경북

입력 2011-10-20 10:13:49

"이대로는 주도권 상실" 전용공단 조성 등 촉구

영남권의 일본기업 유치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3'11 일본 대지진 이후 지난 6개월간 대구경북에서는 구미, 포항을 중심으로 일본기업 투자 유치가 잇따르고 있으나, 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에서는 부산'경남이 앞서나가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부터 일본기업 전용공단 조성까지 추진하며 영남권 유치 전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지역 산업계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의 주력 유치 분야가 자동차(부품)'기계 업종으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대구경북 역시 전용공단 조성 등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 유인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구경북 VS 부산'경남 일본기업 유치전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지난달 1일 일본 부품소재기업 이비덴사와 MOU(투자액 2천억원)를 체결해 2009년 포항부품소재공단 지정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 6월 일본 도레이첨단소재는 단일 규모 투자액으로는 최대인 1조3천억원을 들여 향후 10년간 구미 탄소섬유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업의 잇단 대구경북 진출은 3'11 대지진과 원전사고에 따른 것이다. 전력 공급이 안전한 한국에 해외 생산 거점을 마련하려는 일본 기업들이 급증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남권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대지진 이후 지난 6개월간 영남권에서는 대구경북 대 부산'경남의 일본 기업 유치 전쟁이 벌어졌고, 부산'경남권이 판정승을 거두고 있는 모양새다.

구미, 포항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 추가 유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의 외투 유치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반면 지금까지 3개 일본 기업을 유치한 부산권 경우 KT와 합작으로 경남 김해에 데이터센터를 건립중인 소프트뱅크를 제외하곤 모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입주했다.

일본 시즈오카현 제일공업㈜이 지난달 28일 경제자유구역내 '부품소재 전용공단'에 1천300만달러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앞서 9월 1일에는 일본 굴지의 초정밀 제어밸브 제조사인 후지킨사가 2천만달러 규모의 경제자유구역 내 공장 설립을 약속했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은 이외 2개 일본 기업 투자유치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기업 유치전 제2라운드

대구권과 부산권의 일본기업 유치 전쟁은 제2라운드에 돌입하고 있다. 대구시와 영진전문대학은 20일 오전 영진전문대학 국제 세미나실에서 일본기업 50여 개사를 초청해 투자유치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설명회는 이달 7일 대구시와 영진전문대학의 일본 기업 투자유치 업무협약 체결에 따른 것이다. 대학의 투자유치 사업은 전국 최초 사례로, 대구시는 이날 설명회에서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일본 참가기업들을 대상으로 테크노폴리스(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국가과학산업단지 등 지역 산단 소개 및 투자 진출을 안내했다.

이에 맞서 부산시는 강서 국제물류도시 내 '일본기업 전용 산업단지'(66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는 다음달 중 부산발전연구원의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최종 개발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고, 일본 현지 개발계획사의 직접 개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일본 최대 자동차클러스터 지역(나고야~오사카) 부품소재 업체를 대상으로 투자유치 강화에 나서 대구경북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핵심 유치 업종은 기계, 자동차부품 등으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주력 분야와 겹치기 때문이다.

지역 산업계 인사들은 "이대로 가다간 부산'경남권에 주도권을 내주기 십상"이라며 "대구경북 역시 일본 기업 전용 산단을 추진하거나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임대료'세제 감면 및 자금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시 안국중 경제통상국장은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 내 일본기업 전용 산단 조성 및 일본기업들이 선호하는 임대 공단 부지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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