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서울시장 안철수 변수…羅 "安침묵 땐 역전승"

입력 2011-10-20 10:29:04

정치권의 눈과 귀가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로 모이고 있다. 여야 모두가 그렇다.

이미 안 교수의 파괴력을 확인한 여야는 그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포함한 10'26 재'보궐선거에 영향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먼저 한나라당은 최대승부처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역전승'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 교수의 '침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공직선거법에 국립대학 교수와 총장'학장도 선거운동 할 수 있게 되어 있으나 학생들에게 균형된 판단력을 가르쳐야 할 진정한 교수들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안철수 교수는 참교육자의 자세로 돌아가서 난장판인 선거전에 기웃거리지 말고 그 시간에 학생들이 듣고 싶어하는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의 존경을 계속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교수가 교수 본업에 충실하기를 바란다는 조언의 형식이지만 내심은 선거에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경고의 성격이 짙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안 교수의 선거개입이 거센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 찬물로 작용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19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안 교수만 개입하지 않는다면 승산 있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박원순 후보는 당초 5%대의 지지를 얻었던 군소후보였고 지금은 거품이 빠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한나라당은 내부적으로는 시기의 문제일 뿐 안 교수의 선거개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안 교수의 '지원사격'을 기대하고 있으며 실제로 안 교수의 지인을 통해 선거지원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후보의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박 후보가 초반 압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교수가 서울시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잘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박 후보의 선거 전략에 도움이 되면서도 안 교수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 역시 안 교수의 선거지원과 관련 당초 '면목이 없다'는 소극적 태도에서 19일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안 교수가 선거지원 활동을 결정할 경우 그 방식은 기존의 지원유세 형식이 아니라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등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박 후보 선거캠프에선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안 교수가 이번 주말 즈음 선거지원활동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권에선 안 교수가 박 후보 지지운동을 실행할 경우 박 후보 쪽으로 선거 판세가 기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안 교수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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