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신인 수비수 전·후기 '엇갈린 행보'

입력 2011-10-20 09:21:23

김기희
김기희
안재훈
안재훈

대구FC의 새내기 중앙수비수 안재훈과 김기희가 올 시즌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로 나란히 대구FC 유니폼을 입은 안재훈과 김기희는 첫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한 해를 보냈다. 전반기 안재훈이 주목받았으나 후반기엔 김기희가 이름을 더 많이 알리고 있다.

안재훈은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3월 16일 경남FC전부터 9월 9일 FC서울전까지 컵 대회 포함해 20경기(2도움) 연속 출전하며 팀의 중앙수비수로 자리를 굳혔다. 몸을 사리지 않는 터프하고 성실한 플레이로 이영진 대구FC 감독의 눈에 들었고, 6월 11일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선 골키퍼 퇴장으로 대구FC 창단 후 필드 플레이어로선 처음으로 골문을 지킨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K리그 후반기에 접어들 때까지 신인으로선 유일하게 팀 '베스트 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활약을 이어가던 안재훈은 계속 주전을 보장받는 듯했지만 공교롭게도 김기희의 등장으로 이후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기복 있는 경기력과 거친 플레이가 문제였다.

안재훈의 위기는 김기희에겐 천금 같은 기회였다. 안재훈이 주춤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중앙수비수 자리를 꿰찬 것이다. 김기희는 시즌 전부터 이영진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안재훈에 앞서 3월 5일 광주FC와의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4월 20일, 5월 5일 등 컵 대회에서 두 번 더 모습을 드러냈을 뿐 더는 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프로 세계의 빠른 경기 템포에 적응하지 못해 절치부심하던 김기희는 미드필더에서 중앙 수비수로 보직을 전환, 2군 리그에서 기량을 닦으며 기회를 엿보다 7월 23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 출전한 뒤 12경기 연속 출전하며 포백 수비 라인에서 유경렬과 함께 붙박이 중앙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김기희는 지난달엔 올림픽대표팀에 발탁됐고, 이달 5일엔 '뛰어난 위치 선정과 대인 마크를 선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K리그 27라운드 '베스트 11' 수비수 부분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영진 감독은 "올해 목표는 경기 템포가 빠른 팀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김)기희가 이에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 2군에 보내 훈련시켰고 이제 제대로 적응한 것 같다"며 "아직 파워에선 부족한 점이 있지만 밀착 마크와 안정적인 볼 처리가 돋보이는 등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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