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색영화 3편-이 가을에…딱 어울리네!

입력 2011-10-20 07:12:35

올가을 색다른 영화들이 풍성하게 개봉됐다.

상업영화 틈 속에서 관객의 좋은 영화 갈증을 해소해 줄 다양한 국적의 사색적이고 의미 있는 영화들이다. 재기 발랄한 독일 로맨스 영화 '릴라 릴라',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이란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콘서트 행사장에서 만난 로맨스를 그린 캐나다 음악 영화 '브로큰 러브송' 등 가을에 보면 좋을 영화들이다.

◆색다른 독일산(産) 러브스토리…'릴라 릴라'

식당 웨이터로 일하는 다비드(다니엘 브륄). 벼룩시장에서 만난 여자 마리(한나 헤르츠스프룽)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 자리에서 탁자를 사온 그는 탁자 서랍에 있는 소설 원고를 읽고 마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기가 쓴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마리는 다비드의 뛰어난 글 솜씨에 호감을 가지고 둘은 연인이 된다. 마리의 주선으로 원고가 책으로 출판되면서 다비드는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다비드 앞에 자기가 소설의 작가라고 주장하는 중년 남자 재키가 나타난다. 그는 다비드의 매니저를 자처하며 모든 일에 참견하기 시작하고 약점을 잡힌 다비드는 점점 마리와 멀어지게 된다.

독일 영화 '릴라 릴라'는 마르틴 주터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사랑과 이별이라는 흔한 소재를 풍성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그려냈다.

순전히 사랑을 얻으려고 한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낳는 과정도 재미있고 거짓말이 탄로 날까 전전긍긍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긴장감을 던져준다.

남녀가 티격태격하는 상투적인 로맨스 영화,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영화다. 벼룩시장의 풍경이나 고풍스런 인테리어 등 이국적인 맛도 느낄 수 있다. 스위스 출생으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신인 감독 알랭 그스포너가 메가폰을 잡았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베를린 황금곰상 수상작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별거에 돌입한 이란 중산층 부부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이란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바웃 엘리'로 2009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은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이다.

가정법원 판사 앞에 이혼을 원하는 부부가 앉아 제각기 입장을 주장한다. 아내 씨민은 딸의 교육을 위해 해외로 나가기를 원하지만, 남편 나데르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려면 이란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은 일단 별거를 선택한다.

씨민이 친정으로 가자 나데르는 자신이 직장에 나가 있는 동안 아버지를 돌볼 가사 도우미를 고용한다. 어느 날 집으로 일찍 돌아온 나데르는 아버지가 침대에 묶여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도우미를 해고한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임신 중이던 도우미는 유산을 한다. 도우미의 다혈질 남편은 나데르를 고소하고, 나데르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 한다.

묵직한 주제와 치밀한 이야기 구성, 배우들의 호연으로 해외에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받은 작품이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곰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음악영화일까, 멜로일까?…'브로큰 러브송'

브루노(그렉 캘더론)는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인 캐롤라인(조지나 레일리)과 15년 만에 재회한다. 하지만 캐롤라인은 다음 날이면 유학 중인 파리로 돌아가야 한다. 혈기왕성한 청춘인 이들은 하룻밤을 같이 보내면서도 곧 다가올 이별을 준비한다.

이대로 그녀와 헤어지기 아쉬운 브루노는 캐롤라인이 가고 싶어했던 '브로큰 소셜 신'의 콘서트 티켓을 준비한다.

캐나다 국민 밴드 '브로큰 소셜 신'의 콘서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맨스 영화다. 그러나 공연 실황이 절반 가까이 차지해 마치 음악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색 영화다.

'브로큰 소셜 신'의 편안한 멜로디와 안정된 사운드가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는 커플과 잘 어울린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87분.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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