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고

입력 2011-10-19 10:43:29

해외명품 수수료 낮고 중소업체 턱없이 높아

"약자한텐 강하고 강자에겐 무릎꿇고…."

백화점들의 '해외명품 특혜'가 사실로 드러났다. 하지만 중소납품업체는 물론 국내 유명브랜드에 대해서는 턱없이 높은 수수료를 받는 등 차별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백화점 의류'잡화분야 국내외 납품업체(매출액 기준 상위 8개) 거래실태에 따르면 해외명품브랜드의 경우 전체 매장 가운데 3분의 1의 수수료율이 15% 이하였고 최대 25%를 넘지 않았지만 국내 유명브랜드는 30% 이상 높은 판매수수료를 내는 입점매장이 전체의 62%나 됐다.

판매수수료율의 경우 해외명품업체가 입점한 169개 매장 중 33%(55개)의 수수료율이 15% 이하였고, 29%(49개) 매장의 수수료율이 16~19% 이하 수준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국내 유명브랜드의 상황은 달랐다.

국내 유명브랜드는 입점매장 총 315개 가운데 수수료율 19% 이하는 10%(33개) 매장이고 그중에서도 1개만이 15% 미만이었으며 수수료율이 30% 이상인 매장이 62%(196개)에 달했다.

또 백화점들은 해외명품에 대해선 입점 또는 매장 변경 시 인테리어 비용 전부 또는 절반 가까이를 백화점이 부담하는 반면 국내 브랜드는 신규입점과 매장을 바꿀 때 비용을 대부분 해당업체가 대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169개 해외명품 입점매장 중 21%(36개) 매장에 대해선 지난 2006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최저 1~4%포인트의 수수료율을 깎아줬다.

계약기간에 있어서도 해외 명품은 최소 3년(일부 업체는 5년)간 계약했으나 국내 유명브랜드는 대부분 계약기간이 1년에 그쳐 거래의 안정성면에서도 해외명품에 비해 불리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 측은"국내외 판매수수료율 격차의 발생 및 확대 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공정거래법 적용 가능성 등을 포함해 다양한 거래실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중소 납품업체의 수수료 수준과 수수료 이외의 추가부담 등에 대한 실태조사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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