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역사스페셜' 20일 오후 10시
1904년, 조선 생활 4년 차에 접어든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는 YMCA 회원들을 대상으로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마땅한 그라운드 하나 없던 메마른 땅에서 우리나라의 첫 야구팀'황성YMCA 야구단'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유니폼과 글러브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무명 저고리가 유니폼을, 짚신이 스파이크를 대신했다. 초창기 야구단의 첫 모습은 그야말로 엉성했다. 규칙도 잘 몰랐고 실책이 끝없이 터져나왔다. 20일 오후 10시 방영하는 KBS1 TV '역사스페셜-또 하나의 전쟁, 황성YMCA 야구단 '편에서는 한국 야구의 기원과 성과를 비롯해 시대의 한계, 숨겨진 이야기를 추적한다.
장비도, 시설도 부족했지만 야구 열풍은 빠르게 한반도를 뒤덮었다. 제2, 제3의 야구팀이 잇따라 결성되면서 학교마다 야구단 창단붐이 일었다. 신교육을 받은 남학생 치고 야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황성YMCA 야구단은 한국 야구의 포문을 연 팀 다웠다. 경기를 치를수록 노련미가 더해지면서 천하무적으로 거듭난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일본팀은 물론이고, 심지어 야구 본고장 출신의 미국 선교사 팀까지 연파하면서 국내 야구를 평정한다. 그리고 가슴 속 깊이 품게 된 원대한 도전, '일본원정'을 감행한다.
1912년 봄, 황성YMCA 야구단은 현해탄을 건너 일본으로 향했다. 당시 이를 보도한 일본 언론들은 그들의 투지가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와 같았다고 묘사한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점수 외에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게 없었던 황성YMCA 야구단의 일본원정 전과정과 경기 기록들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1913년, 황성YMCA 야구단은 더 이상 그라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일제의 탄압이 야구장까지 손을 뻗친 것이다. 야구단의 활동도 철저히 차단되면서 팀은 해체 수순을 밟는다. 이후 야구단이 이룩한 영광의 기록도, 선수들의 면면도 모두 자취를 감춘다. 야구단 해체 후, 그들의 행적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황성YMCA 야구단이 해체된 뒤 100년 만에 그들의 이야기가 TV를 통해 공개된다.
조두진기자 @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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