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조르게는 1895년 러시아의 영토였던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인근 지방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자가 된 그는 나치당원으로 위장한 소련의 비밀 첩보원으로 활약했다.
1930년대 초 독일 신문의 특파원으로 일본에 파견된 그는 주일 독일대사에게 접근, 독일-이탈리아-일본의 방공 협정, 일본의 진주만 공격 등 중요한 정보들을 빼냈다. 특히 독일의 소련 침공 개시일을 포착해 보고했으나 스탈린이 이를 무시하는 바람에 소련군은 대패하고 말았다. 독일 대사의 부인과 내연 관계였으며 일본인 연인을 두고 있었던 그는 일본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탈주해야 한다고 느끼면서도 연인의 집을 찾았다가 1941년 오늘, 체포됐다.
그는 일본 간첩과 교환 대상에 올랐으나 소련 정부가 그의 존재를 부인하는 바람에 1944년 11월 처형됐다. 1964년 뒤늦게 소련 정부로부터 영웅 칭호를 받았고 주일 소련(러시아) 대사는 부임 후 그의 묘지를 찾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007 소설의 원작자 이언 플레밍은 그에 대해 '역사상 가장 위험한 첩보원'이라고 평가했고 미국의 첩보 소설 작가 톰 클랜시는 '사상 최고의 스파이'로 꼽았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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