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

입력 2011-10-15 08:00:00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이주한 지음/역사의 아침 펴냄

"노론은 주자학을 유일한 사상으로 받들었고, 이와 다른 모든 사상을 탄압했다. 양명학을 이단으로 몰았고, 천주교도를 도살했으며, 임금을 독살하고, 백성을 노예로 만들었다. 노론이 지배했던 조선 후기는 그래서 '노론 천국, 백성 지옥'이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였다.

1910년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는데도 노론은 조직적으로 가담했다. 대한제국을 강점한 일본이 작위를 내린 76명 중에 57명이 노론이었다. 후작에서 자작까지 31명의 소속 당파를 살펴보면 노론 집중현상이 더 심화된다. 300년 전 노론사관은 100년 전 일제강점기를 거쳐 식민사관으로 이어졌다." -156, 157쪽-

이 책은 노론사관과 식민사관의 역사왜곡에서 시작해, 한국 주류 역사학계의 연구 풍토를 비판적으로 짚어간다. 사도세자의 죽음과 정조의 죽음을 통해 노론사관의 독선과 매도, 날조와 조작을 비판하고, 역사학계의 권위주의, 보수성, 학벌 카르텔에서부터 통섭을 거부하는 편협성 등 현대 한국 역사학계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지은이는 책에서 '사물을 선과 악, 흑과 백, 천사와 악마, 좋은 놈과 나쁜 놈으로 인식하는 이분법의 뿌리는 송시열과 노론에서 비롯되었다. 17세기 이후 사문난적이라는 말이 생겨 주류 학문은 나와 다른 타인을 억압하고 유폐하는 폭력적 도그마로 변질했다'며 '노론에게는 시대가치를 추구하는 프레임이 없었다'고 기술했다.

책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서울대 국문학과 정병설 교수와 역사학자 이덕일의 상반된 관점을 비롯해 2009년 2월 발견된 정조어찰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덕일과 유봉학, 안대회의 논쟁, 십만양병설 논쟁 등 흥미로운 역사 논쟁을 담고 있다. 302쪽, 1만3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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