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대로 양북에" 반발-"늦었지만 잘한 일" 환영
최양식 경주시장이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본사를 경주 도심권인 배동지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찬성과 반발 등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 시장의 발표 이후 경주시내 지역민들과 사회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현수막을 내걸고 최 시장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반면 양북면을 비롯한 동경주 일부 주민들은 연일 집회를 가지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양북면 주민들의 거센 반발
양북 면민들은 11일 오전 11시부터 4시간 30분 동안 경주시청 주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날 관광버스 15대를 이용해 경주시청으로 집결한 800여 명의 양북 면민들은 '한수원 본사는 끝까지 사수한다' 등의 내용이 적힌 만장 수십 장을 앞세우고 시청 앞 도로에서 '한수원 본사 사수 및 방폐장 건설 중단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이달 6일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 발표 당일 항의 시위를 벌인데 이어 두 번째 대규모 집회를 가진 것이다.
이날 동경주 주민들로 구성된 '한수원 본사 사수 비상대책위원회'(수석위원장 임병식)는 성명서를 통해 "경주시장 독단으로 한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 발표를 인정할 수 없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한수원 본사 이전은 이해득실을 가름하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정부와 경주시, 그리고 한수원은 약속대로 2014년 9월까지 한수원 본사를 양북면 장항리에 건립하라"고 촉구했다.
임병식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까지 경주시와 한수원이 본사 이전과 관련해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방폐장 건설현장에서 끝장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시내권 주민 환영 일색
경주시내 지역민과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현수막을 내걸고 반기는 분위기다.
경주시청 인근과 경주역, 시내 중심 상가지역 등에는 수십 개의 현수막이 내걸려 최 시장의 한수원 도심권 이전 발표에 힘을 싣고 있다.
현수막에는 '시장님 도심권 이전 결단을 환영합니다', '도심권 이전으로 경주발전 앞당긴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경주시내 한 상인은 "최 시장의 이전 결단은 늦은 감이 있지만 잘한 일이다. 경주지역의 고른 발전과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백번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의 입장 변한 게 없다.
그동안 주민 합의를 강조하며 이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한수원은 여전히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수원은 경주에 운영 중인 원전 4기에 2기가 추가로 건설 중이고 월성 1호기 수명연장 문제도 걸려 있어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한수원은 최 시장의 발표 후 '경주시의 한수원 본사위치 도심권 재배치 선언 관련 한수원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한수원은 2006년 12월 29일 양북면 장항리 일대를 본사 이전 위치로 결정하고, 2009년 8월 31일 경주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본사 부지를 재차 확인했으며 현재 부지조성을 위한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경주시가 동경주 지역 주민설득과 합의를 거쳐 한수원 본사의 새로운 이전 위치를 공식적으로 제시하면 주무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주민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시가 양북 주민들을 설득하지도 못한 채 새 부지를 발표했다"며 "우리가 이 문제에 나서거나 언급할 처지가 아니며 부지 변경을 위해서는 관계기관 협의와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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