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개발 성공
"대구 섬유로 이젠 자전거도 만든다."
벤처기업인 ㈜티포엘이 국내 최초로 슈퍼섬유 소재를 이용한 자전거 개발에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다.
슈퍼섬유로 만든 자전거의 무게는 기존 알루미늄이나 철 소재 자전거보다 2~4배 이상 가볍고 강도는 7배 정도 높아 '꿈의 자전거'로 불린다.
◆우수한 섬유기계 개발능력
6일 오후 2시 경북 경산시 진량읍 진량 2산업단지 내 티포엘. 공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커다란 원형 고리 형태의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언뜻보기에도 지름이 3m는 족히 넘어 보였다. 특이한 것은 고리에서 굵은 실이 원의 중심에 있는 봉으로 뻗어나 있었다.
국내에 한대밖에 없고 전 세계적으로도 수를 헤아릴 정도로 적은 'Tri-axial(3축) 브레이딩(섬유를 꼬는) 기계'다. 티포엘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 기계는 슈퍼섬유가 중간에 끊어짐이 없이 매끄러운 구조의 일체화된 복합재료 제조용 프리폼(Preform)을 만들어낸다. 회사 측은 "이 프리폼으로 자전거 프레임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티포엘은 2001년 영남대 대학원생과 이들의 교수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이 회사는 크게 ▷방위산업 및 산업용 섬유분야의 특수 목적용 자동화 기계 ▷탄소 섬유, 아라미드 섬유 등 슈퍼섬유를 활용한 산업용 복합재료 ▷스포츠용품 분야의 섬유강화 복합재료 등 3가지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회사의 강점은 섬유기계 개발 능력이었다. 섬유대기업인 삼양사가 쓰는 섬유자동화 기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이미 전국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덕분에 Tri-axial 브레이딩 기계도 자체적으로 개발이 가능했다.
◆국내 최초 카본 자전거 생산
이러한 기계 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섬유강화 복합재료를 이용해 레저용 자전거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천진성 대표는 "4년 전 슈퍼섬유 쪽의 복합재료에 대한 개발에 착수했다"며 "특히 웰빙과 레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것을 보고 자전거 프레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마침내 티포엘은 지식경제부의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섬유(UHMWPE)를 이용한 초경량 산악용 자전거(MTB) 프레임을 개발해냈다.
이 복합재료 자전거 프레임의 특성은 탄소섬유와 UHMWPE 섬유를 하이브리드화 함으로써 무게는 가볍고 강도 등 그 기능은 선진외국의 우수 제품에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생산하는 자전거 프레임의 무게는 겨우 1.3㎏ 정도입니다." 천 대표는 검지 손가락 하나로 프레임을 들어 보였다. 그는 "하지만 강도는 철보다 더 뛰어나다"며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자전거 안전요건인 'EN 규격'을 통과한 제품이다"고 밝혔다.
보통 카본으로 만든 자전거가 11∼12㎏ 하는 것을 이 회사는 강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10㎏ 이하로 만들고 있다. 회사는 생산 라인이 모두 설치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전거 프레임을 양산할 계획이다.
또 티포엘은 자전거의 프레임뿐 아니라 핸들 바, 자전거 휠, 포크, 안장 지지대, 안장 등 자전거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부품을 슈퍼 섬유를 이용해 생산할 계획이다. 천 대표는 "1주일 전 'T4L 1호 자전거'를 조립해 직원들이 직접 자전거를 타면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테스트 중이다"며 "우리의 목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자전거를 선보이는 것이다"며 활짝 웃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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