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도 찾아오는 곳 택시기사가 몰라"…큰장길의 한숨

입력 2011-10-08 07:54:39

"지역경제 일등공신, 큰장길 침구류 골목을 알아주세요."

6일 오후 7시 큰장길 침구류 골목. 골목에는 밤 사이 전국으로 보내질 이불을 포장하는 상인들의 손길이 바빴다. 하루 일을 마무리한 상인들의 어깨 위에는 이불에서 삐져나온 솜털들이 잔뜩 묻어있었다. 바빴던 일과 뒤 허름한 식당에 모인 상인들은 막걸리 한 잔에 진솔한 얘기를 나눴다.

상인들은 지역경제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실제로 이곳에서 나가는 이불로 인해 수많은 공장들이 돌아가고, 전국 곳곳으로 판매되는 이불 때문에 다른 지역의 돈이 대구로 들어온다. 이 돈은 다시 공장과 업체 직원들에게 지급되고 이들이 다시 대구에서 소비를 하게 되는 것.

동방통상 김방경 대표는 "국내 외화를 벌어 들이는게 우리 골목"이라며 "대형마트나 외지 백화점은 대구에서 벌어들인 돈을 서울로 가지고 올라가지만 우리는 반대로 서울에서 돈을 받아와 대구에서 쓰기 때문에 대구경제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골목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점은 상인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한 상인은 "택시를 타고 큰장길 침구류 골목을 가자고 말해도 알아듣는 택시운전자가 많지 않다"며 "전국적으로는 유명한데 대구사람들은 모른다"며 섭섭함을 표했다.

막걸리 한 잔이 들어가면 지자체의 무관심도 이야기 거리로 등장한다. 골목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상인들의 노력만큼 지자체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상인들은 "지자체가 대형 업체들만 신경 쓰고 우리 같은 골목상권은 뒷전이다. 아마 좀 더 많은 시민들이 골목을 찾아주지 않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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