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압량면 조국행(47) 씨의 복숭아 농장(3만3천㎡). 조 씨는 전체 과수 면적의 10% 정도에 4년 전부터 경북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복숭아 품종 '미황'을 재배하고 있다. 그는 "국산 품종은 묘목가격도 한 그루에 6천원으로 외국 품종보다 40%가량 저렴하고 맛과 향, 크기도 뛰어나다"며 "다양한 국산 복숭아품종이 개발만 된다면 현재 '미황'을 포함해 재배면적의 30%인 국산 품종 비중을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신품종 개발에 적극적인 경북
경북도가 신품종 개발에 적극 나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를 절감하고 국내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신품종은 농민들에게 크게 환영받고 있다.
국화재배농장(비닐하우스 8동 5천600여㎡)을 운영하는 칠곡군 왜관읍 구본대(59) 씨는 올해 국산 품종 비중을 80%까지 늘렸다. 5, 6년 전까지만 해도 보급된 국산 품종이 없어서 전부 외국 품종을 심어야만 했다.
그는 "경북농업기술원에서 2009년에 개발한 '오렌지엔디'는 성장세도 좋고 1단(1묶음=5, 6본)에 3천∼3천500원씩 해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내년엔 전체의 20%까지 늘려서 재배하려 한다"며 "그동안 황제처럼 군림하며 로열티를 더 올리려던 외국 품종회사들이 국산 품종이 개발되면서 위기의식을 느껴 가격을 유지하거나 내리려 한다"고 말했다.
국화의 경우 네덜란드 수입품종이 1본에 약 16원 50전의 로열티를 주는 반면 국내품종은 1원 40전이면 충분하다.
경북농업기술원 구미화훼시험장 김현석 연구사는 "2011년까지 장미와 국화 각각 38, 20품종을 개발해 400만 이상의 경북 농가에 보급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한 재배농가의 로열티 절감 효과도 8억여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북농업기술원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장미 34개, 국화 16개, 복숭아 3개, 고추 15개, 옥수수 7개, 참깨 2개, 호박 3개, 딸기 2개 등 모두 108개 품종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 복숭아는 '미황'이 1천440만원, 장미는 '진선미' 등 19개 품종이 3천817만원, 국화는 '피치엔디' 등 10개 품종이 361만2천원 등 작년 한 해 동안 모두 5천794만원의 로열티를 받았다. 경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농가의 로열티 수혜액은 21억원에 달한다.
'미황'은 경북농기원이 지난 1999년 복숭아 '천중도'에 '찌요마루' 꽃가루를 인공 수분해 육성한 것으로, 당도는 11브릭스 이상, 과중은 212g 이상으로 조숙성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장미품종인 '진선미'는 2004년 육성한 품종으로, 다른 품종과 비교해 가시가 적어 작업성이 좋다. 2005년 육성한 국화품종 '피치엔디'는 품질이 우수하고 병충해에 강해 재배농가와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로열티 대상 작물의 국산 품종 보급률은 해마다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장미는 2006년 2.2%에 불과했던 것이 2010년에는 18%로 늘어 해외 로열티 1억5천만원을 절감했으며, 국화 보급률은 1%에서 15%로 늘어나 1억8천만원의 해외 로열티를 절감했다. 특히 딸기는 15%에서 61.1%로 크게 증가했다.
◆장기적인 안목의 맞춤형 정책 필요
경북도는 종자산업 육성에 두 팔을 걷었다.
도는 지난 8월 종자산업을 미래 고부가가치 5대 생명산업 가운데 하나로 채택한 '경북 농어업 뉴비전 생명산업 프로젝트'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도는 국립종자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국가 핵심 종자연구기관을 김천 혁신도시에 유치한 만큼 2012년을 지역 종자산업의 새로운 전환기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경북도 김종수 농업정책과장은 "종자산업 육성은 향후 대한민국이 농업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블루칩 산업이다"며 "종자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시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원예과학과 임기병 교수는 "정부가 과수와 화훼에 투자한 효과가 나오기 시작해 국산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 품종에 맞춰진 농민들의 생산기반이 점점 국산 품종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정부도 맞춤형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서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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