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장 단골집] (78)ING생명보험(주)대경지점 '빡빡이 참숯 화로구이'

입력 2011-10-06 14:12:59

노릇하게 익힌 삼겹살, 입안 가득 육즙이…

어디에선가 낙엽 태우는 냄새가 난다. 가을이 짙어가고 있다. 일년 중 이맘때가 가장 쾌적한 '황금기'다. 서울에 사는 선배 한 분은 "1년 중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가 가장 멋진 시기"라며 "눈물겹도록 화려한 이 순간을 절대 놓치지 말라"고 권유한다. 가을을 타는 것일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ING 생명보험 전두수(35) 설계사는 "여자들도 가을을 탄다"며 "생활에 매달리다 보니 가을을 제대로 느끼기 전에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고 한다. 오늘은 가을 부서 회식을 하기로 했다. "정말 맘에 맞는 친구를 만났을 때 늘 가게 되는 숨겨놓은 보물 집은 '빡빡이 참숯 화로구이'다. 오늘 하루는 다이어트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한국사람보다 삼겹살을 더 즐기는 민족이 있을까? 삼겹살은 이제 전 국민이 좋아하는 대표 음식이다. 한때 구제역 여파로 한우고기보다 더 비싼 '금겹살'이 된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삼겹살 사랑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동네에 있는 '빡빡이 참숯 화로구이'. 참 묘한 이름이다. 하지만, 일단 한번 가보면 그 궁금증은 단번에 풀린다. '빡빡이 집'에는 '빡빡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빡빡머리를 한 사람(신명철 대표)이 묵묵히 고기를 썰고 있다. 그를 보는 순간, '아하! 빡빡이!'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빡빡이 형님 신병철(37) 대표는 "손님들이 기억하기 쉽게 빡빡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말한다. '빡빡이 참숯 화로구이'는 올해 초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최고의 고기 품질과 친절한 집'으로 입소문 많이 났다. '빡빡이 참숯 화로구이'는 일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형님(신병철 대표)은 홀 서비스를 담당하고, 고기 손질은 동생(신명철 대표) 몫이다. 주방장은 모친(김방옥 씨'58)이다. 자리를 앉자마자 밑반찬부터 숯불까지 재빠르게 준비한다. 역시 삼겹살은 기본이다. 그리고 이 집 메뉴에 소개한 고기를 골고루 맛 보기로 했다. 참숯불과 함께 큼지막한 접시에 가지런하게 정돈한 분홍색고기가 풍성하게 담겨 나온다. 삼겹살에다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 등 다양하다. 냉동하지 않은 생고기다. 불판이 달아오르면서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부추긴다.

오랜 단골인 이송아(34) 씨는 "모름지기 고기는 굽는 기술이 맛을 좌우하는 법"이라며 앞뒤로 노릇하게 구운 삼겹살 한 점을 권한다. 이 씨는 "고기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순수하게 고기만 먹어봐야 한다"강조한다. 정말이었다. 고기를 씹는 순간, 맛이 다르다는게 느껴진다. 부드럽고 쫄깃하다. 육즙이 입안에 감도는 맛이 일품이다. ING 생명 전두수 설계사는 "고기의 양이 정말 푸짐하다"며 "맛도 좋고 양도 풍성해 회식 때 모두 좋아한다"고 말한다. 고기를 굽던 이송아 씨는 그런 점에서 이 집은 '삼겹살의 종결자'라고 선언한다. 원영미(29) 설계사도 "육즙이 살아 있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라며 "씹다 보면 어느새 넘어가고 없을 정도로 맛있다"고 말한다. 신은희(34) 설계사는 "평소 고기를 즐겨먹지만, 빡빡이 집의 고기맛은 정평이 났다"며 "식사를 위한 된장찌개와 소면 맛도 일품"이라고 말한다. 최정인(31) 씨는 "이보다 더 맛있는 고기를 맛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하다"고 소감을 말한다.

손미화(34) 씨는 "돼지고기는 깻잎에 싸 먹어야 제맛이 나고, 소고기는 상추에 싸 먹는 게 더 맛있다"며 전문가 수준의 평을 한다. 돼지고기 갈매기살과 목살, 소고기는 석쇠에 직화로 굽는다. 참숯 냄새가 더 강하게 배여 감칠 맛이 한결 높아진다. 모두들 "이런 맛이라면 밤새도록 먹어도 질릴 것 같지 않다"고 한다.

늘 생글거리는 표정 때문에 '미소 천사'란 별명이 붙은 신 대표가 신바람이 나서 소고기 맛도 보여준다. 숯 냄새가 적절하게 밴 맛이 일품이다. 빡빡이 집 고기는 충남 논산의 명신축산에서 '1등급 원플러스'만 공급받는다.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한다. 삼겹살과 목살, 항정살(200g)과 갈매기살(150g)은 1인분에 8천원이다. 한우 갈빗살은 1만2천원. 예약은 053)752-9285.

##추천 메뉴-모둠세트

'빡빡이 참숯 화로구이'에 손님이 많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 다른 집과 차별된 맛은 기본이다. 그리고 풍성한 양과 친절함이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특별한 맛을 즐기려면 모둠세트가 좋다. 삼겹살은 기본이고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 등 부위별로 고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신병철 대표는 "손님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엔 모둠세트를 만들기 힘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비결은 있다. 미리 예약전화를 하고 주문을 하면 된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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