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한눈에] 아파트 가치, 조망권

입력 2011-10-06 13:59:35

높을수록 시원…아파트 최고층이 로열

'높이, 더 높이 올라가라! 조망권을 확보하라!' 명실 공히 뷰(view) 시대다. 우리 생활에 어느새 '조망권'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조망권 확보를 위해 눈앞에 걸림이 없는 초고층을 선호하고 있다. '그린 조망권'을 지닌 아파트는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다. 최근 웰빙(well-being) 추세와 더불어 조망권 확보는 풍요한 삶의 기본요소로 손꼽히고 있다.

◆조망권 부각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층아파트는 별 인기가 없었다. 흙 기운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와 고층에 대한 공포와 불편함이 주된 이유다. 또 '고층일수록 단열성이 떨어져 냉'난방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환기·통풍에도 어려움이 많다'는 인식이 강했다. 상수도의 수력이 약하고 엘리베이터 이용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래서 대형 아파트 단지도 중간지점이 로열층이었다. 이런 관념은 최근 몇 년 사이 확 변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형 아파트에서는 '조망권'이 가장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전망이 좋은 곳이 살기도 좋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높은 층일수록 로열층, 로열아파트로 대접받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 고층아파트 주민들은 수성못 인근에 새로 등장한 건물로 인해 수성못경관을 볼 수 없다며 민원을 제기할 정도로 조망권에 대한 욕구가 강렬해지고 있다.

◆조망권의 가치

조망권은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권리'다. 최근 들어 조망권은 정주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권리로 떠오르고 있다. 소득과 생활수준이 향상될수록 조망권과 일조권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산과 숲의 푸르름을 볼 수 있는 '그린 조망권'과 강이나 바다, 하천을 볼 수 있는 '블루 조망권'을 가진 아파트는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조망권의 가치를 정확하게 산정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한강을 보는 가치가 무려 5억원, 부산 해운대는 2억6천만원 정도로 인정받는 추세다. 아파트 신규분양의 불황 속에서도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는 여전히 프리미엄 대상이 되고 있다. 조망권이 좋은 노른자위 땅은 이미 대형건물들이 차지해 이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조망권으로 바뀌고 있다. 꼭대기 층의 '펜트하우스'는 희소성까지 더해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가격도 같은 아파트의 평균시세보다 훨씬 비싸다.

●이월드 83타워 직원들

# "케이블카 출퇴근" "9층 집이 평지처럼 느껴져"

"이제 대구의 하늘을 누리십시오."

두류공원 이월드 83타워. 명실공히 대구를 상징하는 대표 건물이다. 높이 260m. 83층엔 스카이라운지 '유쉘'이 있고, 78층엔 2시간마다 한 바퀴 회전하는 레스토랑 '라비스타'가 있다.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면서 대구의 동서남북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조영준(40) 매니저는 3년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높은 곳에서 일하다 보니 정말 대구가 아름다운 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현재 9층 아파트에 사는데 퇴근하면 평지처럼 여겨진다"고 말한다. 밤에는 화려한 야경이 펼쳐진다. 조 매니저는 "회전 레스토랑 라비스타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100% 성공한다는 속설이 있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최효인(20'대학생) 씨는 "회전레스토랑이 신기하고, 높은 곳에서 일하면서 보는 야경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특히 "케이블카를 타고 출근을 하고, 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일하는 것을 친구들이 아주 부러워한다"고 말한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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