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걷어 인건비도 못줄 판에…서구는 맨날 보궐선거?

입력 2011-10-03 10:17:58

10·26 구청장 보선 도마에

10월 26일 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 '대구 서구=보궐선거'라는 공식이 성립됐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대구 서구와 보궐선거의 인연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방세를 거둬 구청 공무원 인건비도 주지 못하는 서구의 살림살이를 생각하면 선거를 치를 수가 없는데도 유독 서구에서는 매년 선거가 벌어지는 것이다.

2006년 5'31 지방선거 직후 명절 선물을 돌린 혐의로 강황 전 대구시의회 의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그해 말 당선 무효가 확정이 된다. 그래서 치러진 것이 2007년 4월 25일의 시의원 보궐선거. 강 전 대구시의회 의장의 빈 자리에 7전8기의 무소속 서중현 후보가 당선된다.

서 전 후보의 당선은 거의 매년 선거로 날이 새는 '재'보궐선거' 릴레이의 시작에 불과했다. 전 해에 구청장 재선에 성공한 2007년 7월 윤진 전 서구청장이 서구 주민들에게 부과된 과태료를 대납한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08년 1월 형이 확정된다. 윤 전 청장의 과태료 문제는 강황 전 대구시의회 의장의 의원직 상실 건의 연장선에 있었다. 강 전 의장에게 선물을 받아 과태료를 물게 된 서구 주민들을 대신해 윤 전 청장이 대납한 것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러진 것이 2008년 6월 4일의 서구청장 보궐선거다. 2007년 시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됐던 서중현 전 후보가 임기를 1년만 채운 뒤 다시 구청장에 도전해 당선된다. 자연스레 서 후보가 내놓은 시의원 자리를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무소속의 나종기 후보가 당선됐다. 2008년에만 보궐선거를 두 번 치른 것이다.

2009년에만 보궐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다. 2010년에는 다른 곳에서도 모두 치른 6'2 지방선거가 있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서중현 전 서구청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서라며 제 발로 구청장직을 내놓았다. 4년 임기 가운데 1년 3개월만 채웠다. 그래서 치러지는 것이 10월 26일 서구청장 보궐선거다.

이번 선거에는 2007년 과태료 대납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는 윤진 전 서구청장이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라당의 1차 압축 관문을 통과해 4, 5일 치러지는 2차 여론조사 경선 대상에 올라 있다.

윤 전 청장의 경쟁 상대는 강성호 전 대구시의원과 김욱주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이다. 이들은 윤 전 청장이 현행 법을 위반해 구청장직을 내놓은 장본인이며 서구의 보궐선거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주역이라며 원천적으로 선거에 나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한 신점식 전 서구청 부청장은 '무자격자까지 포함되는 등 여론조사 경선 대상자 선정이 잘못됐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청장은 자신의 억울함을 서구 주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며 명예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한편 10월 현재 서구 인구는 22만여 명이고 그 가운데 유권자는 18만6천여 명이다. 윤진 전 청장이 물러나면서 치러진 2008년 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는 24.4%의 투표율을 보였고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는 투표율이 45.6%였다. 이번에는 한 민간기관 조사에서 투표 의사를 밝힌 주민은 20%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대구 서구 최근 선거일지]

2006년 5·31 동시 지방선거

2007년 4·25 서구 시의원 보궐선거

2008년 6·4 서구청장 보궐선거

서구 시의원 보궐선거

2010년 6·2 동시 지방선거

2011년 10·26 서구청장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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