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노인 350여명 흥겨운 가락에 '얼씨구 절씨구'

입력 2011-10-03 10:46:30

성심회, 칠곡서 노인의 날 경로위안잔치 베풀어

"아이고 고마운 사람들이 올해도 또 왔데이. 찾지 않는 자식 열 있으면 뭐하노, 우리한테 잘해주는 사람들이 자식이고 효자 아이가…."

2일 오전 칠곡군 동명면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회복지법인 안심원이 운영하는 성가양로'요양원에서 뜻 깊은 경로위안잔치가 열렸다.

이날 민간 자선단체인 성심회(회장 최상배'가톨릭 군위묘원 소장) 회원들이 이곳 성가양로'요양원을 비롯해 군위 부계면 성바오로 안나의 집, 고령 쌍림면 월막'대창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의 노인들과 구덕리 마을 노인 등 350여 명을 초청해 푸짐한 음식과 흥겨운 공연을 마련했다.

올해 들어 16년째를 맞는 성심회의 경로위안잔치는 그동안 매년 5월 어버이 날을 전후해 열렸으나 올해는 양로원의 요청으로 노인의 날인 이날에 맞춰 열리게 됐다.

자선봉사에 나선 추임새 국악단의 흥겨운 가락에 흠뻑 젖어 노인들은 이날 하루 만큼은 그동안 의지해오던 유모차도 잠시 내던지고 구부정한 허리로 춤을 추고 민요가락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고령 쌍림의 대창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과 이웃 구덕마을 노인들까지 참석해 즐거운 하루를 함께 보내 의미를 더했다.

사할린 동포들은 "자식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오로지 평생 소원인 고국에 묻히겠다는 마음만으로 영구 귀국한 노인들"이라며 "이들은 성심회가 열어준 경로잔치처럼 조그만 성의에도 동포애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렇게 어렵다던 IMF 외환위기 시절에도 빠짐없이 경로잔치를 열고 있는 성심회는 홀몸노인, 불우시설, 소년소녀가장 등 어렵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직업, 종교, 나이에 상관없이 뜻 있는 독지가들이 함께하는 자선단체이다.

해마다 행사를 주선해 오고 있는 성심회는 회장 최상배 씨가 처음 부인과 형제자매 등 가족들 위주로 선행을 해왔다. 그러다 이를 알게된 주변 지인들이 너도나도 동참해 이제는 십시일반 뜻을 모으는 회원만 해도 300여 명으로 늘어났다. 매년 한가위나 설 등 명절 때 사회복지시설을 찾고, 평소에는 사정이 딱한 학생들과 수해나 화재를 입은 사람들을 방문하는 등 정성을 다하고 있다.

성심회 최상배(62) 회장은 "여러 해 동안 서로 안면도 생기고 정도 두터워져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먼저 달려온다"며 "이제는 세월이 흘러 초창기 때 만났던 어르신들의 모습을 차츰차츰 볼 수가 없게 돼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