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고사 성어가 있다. 귀를 기울여 들음으로써 마음을 얻는다는 뜻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이다. 우리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힘들어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으로 듣고 상대방을 판단하려 한다. 이 때문에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은연중에 자신의 생각대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조종하려는 태도 때문에 잘 들을 수 없다.
말하는 사람의 자리에 서서 그 마음을 헤아리며 듣는 것을 공감적 경청이라 한다. 공감하는 마음 없이 들을 때에는 상대방의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소리나 모습으로 판단하게 된다. 공감적 경청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한 겹 깊은 곳에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외로운 마음이 들린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 내면을 깊이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디지털 운영체계 구축은 물론 공익을 위한 혁신역량을 재고해 창의적인 시설공단을 만들어가겠다." "세계적인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 경쟁력이 제고되어야 한다."
앞서의 예문에 나오는 '재고해' '제고되어야'에서 '재고'와 '제고'에 대해 살펴보자. '제고'(提高)는 쳐들어 높인다는 뜻으로 '생산성 제고' '능률 제고' '이미지 제고' 등으로 쓰인다. "월동 준비는 전력의 유지와 그 제고를 위해서 긴급히 요청되고 있는 과제다." "이번 일로 군대의 사기가 제고되었다."로 활용한다. '재고'(再考)는 어떤 일이나 문제 따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함을 뜻한다. "그 일의 결과는 너무나 뻔하므로 재고의 여지도 없다." "그 계획에 대해 재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로 활용한다. 앞의 두 예문 중에서 첫 인용문에 나오는 '혁신역량을 재고해'는 '혁신역량을 제고해'의 잘못이다.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풍성한 축제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8월 12일 개막(10월 10일까지)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45일째인 9월 25일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제2회 대구 꽃 박람회가 이달 3일까지 엑스코에서 열리는 것을 비롯하여 영주 소백문화제(10.4~31), 경주 신라문화제(10.7~9), 예천문화제(10.14~16), 청도반시 축제(10.22~24), 청송사과 축제(10.22~30) 등이 대구 경북에서 열린다.
매우 푸지다라는 뜻과 함께 하는 짓이 점잖고 무게가 있다, 몸집이 크다라는 의미를 지닌 낱말은 '거방지다'이다. "한번은 논다니패들이 우글거리는 선창 옆 객주 거리에 가서 뼈가 느글거리도록 거방지게 술을 사기도 하였다."라고 활용하며 '걸판지게'로 하면 안 된다. '걸판지다'는 '거방지다'의 잘못이다. 또 '거방지다'는 젠체하며 지나치게 주제넘다는 '건방지다'와 혼동하지 말자.
올가을에는 찌든 육신을 위해 거방지게 차려진 가을 축제 나들이를 꼭 해봐야겠다. 가족과 함께.
성병휘<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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