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을 수집하는 사람을 컬렉터라 부른다. 감상을 위해 혹은 자산 가치를 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사두려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딱히 그 이유를 한 가지로 말하기 어려운 경우 예술품 구입 그 자체의 애호가라고 보아야 할 지 모른다.
프란시스 알뤼스의 영상작품 '컬렉터'는 자석으로 만들어져 있는 우스꽝스런 모습의 장난감 개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주제다. 발 대신 바퀴를 달고 있는 개 인형을 줄에 매 몰고 다니는 동안 길바닥에 떨어진 금속 나부랭이들이 표면에 달라붙게 되어있다. 비디오는 작가가 멕시코시티의 거리 이곳저곳을 낮이나 또는 밤 동안 누비고 다니는 그 과정을 찍었다.
이 퍼포먼스를 한 뒤 끌고 다닌 개들은 따로 모아 작년 테이트 모던 회고전에 냈는데 선반에 그득 갖가지 모양의 장난감 개들을 진열해둔 것을 보고 수없이 많은 길을 어슬렁거리며 걸었을 작가의 모습을 떠올렸다. 거리에서 만났을 서민들의 일상생활 풍경과 함께. 필름 속 그의 모습은 언제 봐도 마치 만행하는 구도자처럼 느껴진다. 어리석은 듯 보이는 그의 행위들은 오히려 쓸데없는 불안을 안은 채 삶을 전전긍긍하는 내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깨닫게 할 때가 많다.
김영동(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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