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청바지의 시조 리바이 스트라우스

입력 2011-09-26 07:33:03

"록음악, 비디오, ○○○, 패스트푸드, 텔레비전 위성에는 붉은 군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힘이 있다. 프랑스의 좌익 철학자로 체 게바라의 혁명 동지이기도 했던 레지 드브레가 1986년에 한 말이다. 여기서 ○○○은 무엇일까. 블루진이다.

자유, 저항, 자본주의의 풍요를 상징하는 청바지 앞에 철의 장막도 맥을 못췄다. 소련 당국은 '진범죄'(jeans crime)라는 말까지 만들어냈지만 청바지가 몰고온 변화의 바람을 막지 못했다. 그 뒤에도 청바지는 여전히 저항의 상징이다. 2006년 벨라루스의 독재정권 규탄 시위대는 모두 청바지를 입었다.

독일 바이에른 출신의 포목상인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1873년 천막용 천으로 재단하고 뒷주머니에 구리 리벳을 박은 청바지를 특허 등록했을 때, 그리고 대박을 터트린 뒤 1902년 오늘 세상을 뜰 때에는 이를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리바이스 진은 지금까지 무려 25억 벌이나 팔렸다.

오는 10월말 세계인구가 70억 명을 넘어선다고 하니 세계 인구 3명당 1명을 입힐 수 있는 양이다. 단일 브랜드,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최대의 판매고일 것이다. 여기에다 다른 브랜드까지 합치면? 글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점이다.

정경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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