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든지 사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주저한다. 타인에게 자신을 맡기고 싶어 하면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우리 마음은 모든 것을 담아내는 그릇과 같다. 마음은 비워 두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채워 두는 곳이다. 마음 그릇이 비어 있으면 금방 다른 것으로 채워진다. 미움, 분노, 시기, 질투, 온갖 욕망들이 마음 그릇에 담기게 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마음 그릇에 사랑을 가득 채워 만나는 사람 그 누구에게나 사랑의 선물을 줄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
세상에는 우리의 사랑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도움이 필요하고 사랑에 굶주린 이들이 너무 많아 우리는 오히려 외면하고 사는지도 모른다. '빈자(貧者)의 성녀' 마더 데레사는 "우리는 모든 이를 사랑할 수는 없다. 사랑하는 것은 내 앞에 있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사랑은 구체적인 행동이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다. 내 사랑이 필요한, 눈앞의 그 사람을 이런저런 핑계로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마음은 늘 사랑이 가득한 선물이 되어 있어야 하는 이유다.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듯 우리는 알게 모르게 크든 작든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실천하다 보면 몇 곱절로 자신에게 되돌아올지도 모르지만 그 대가를 바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겸손한 사람이 훌륭한 일을 했을 때는 사람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지만, 교만한 사람이 같은 일을 했을 때에는 오히려 시기와 질투가 생긴다.
'갑절'과 '곱절'에 대해 알아보자. '갑절'은 2배(倍)라는 뜻만을 가지고 있어 "그의 몸무게는 나보다 갑절이나 무겁다." "연휴를 앞둔 토요일이라 평소보다 대구를 빠져나가기가 갑절로 힘들다."로 쓰인다. '갑절' 앞에는 다시 수량을 나타내는 '두'라는 불필요한 관형사를 덧붙일 필요는 없다. '곱절'은 배(倍) 또는 일정한 수나 양이 그 수만큼 거듭됨을 나타내 세 곱절, 네 곱절 등과 같이 배수를 세는 단위로 사용된다. "불안스러운 기색을 감추려는 듯 술잔을 비워 내는 속도도 선우 중위보다는 곱절이나 더 빨랐다." "영농 방식을 이처럼 개선하면 소득이 몇 곱절이나 높아지게 됩니다."로 활용된다. 정리하면 '갑절'은 어떤 수량을 두 번 합친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곱절'은 같은 수량을 몇 번이고 합친다는 뜻을 갖고 있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포용, 자기 낮춤이 선행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칠십 년이 걸렸다."라고 한 김수환 추기경이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곱씹어볼 메시지가 아닐까.
성병휘<교정부장 sbh126@msne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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