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위기로 코스피가 1,700선마저 허무하게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환율과 유럽의 신용경색에 따른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시장 상황 악화로 정책 공조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극단적 위축 상태"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국에 대한 불안감 증폭으로 국내 증시가 극단적 위축 상태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의 상태가 미국의 더블딥, 유럽 금융위기감 등 민감한 악재가 도미노처럼 꼬리를 물고 있어 장기전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주복용 신한금융투자 대구 시지지점 지점장은 "전세계가 연동돼 있어 국내 증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향후 도출될 정책적 합의가 시장에 강한 신뢰감을 줄 수 있느냐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의 극단적 심리 위축은 가시적인 정책 부재에 있는 것으로 자칫 시장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곽진국 현대증권 대구동지점 지점장은 "예측 불가"라고 못박으면서 "다음 주 증시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렇다할 터닝포인트가 없다면 내년 봄까지 불안한 증시가 연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홍영기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이사도 "향후 증시 변동성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돼 개인투자자들은 지수 조정시 분할매수 또는 적립식 펀드를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상황 악화로 정책공조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였다. 최영준 삼성증권 대구중앙지점 지점장은 "박스권 저점이었던 1,700선을 일시적으로 이탈했지만 8월의 급락장이 재연될 가능성보다는 1,700~1,800 중반 정도로 박스권 레벨이 일부 하향되는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8월 유럽 금융불안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일부 반영되며 증시가 이미 한 차례 급락했고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수록 정책공조를 위한 행보는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율과 유럽의 국채만기를 살펴라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센터 초빙연구위원은 향후 코스피의 향방이 '환율'과 '유럽의 국채만기'에 달려있다고 판단했다. 지금 국내 증시에서는 유럽인들이 보유하지 않는 주식이 좋은 주식이 되어버린 희한한 시대가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과 정반대로 가는 환율을 보면 주식시장에 대응할 답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환율이 다시 1천200원대를 넘어간다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는 더 늘고 지수는 하향세를 그릴 것"이라며 "환율이 다시 절상모드로 간다면 주가도 추가하락은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원화가치 하락이 외국인 증시 이탈을 부추기는 연쇄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손실이 커지자 외국인들은 손절매 차원에서 주식을 팔아치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펀더멘털에 상관없이 외국인들의 수급에 움직이는 장세에서 손쓸 방법이 없는 이유는 외국인들도 아시아에서 가장 유동성이 좋은 홍콩과 한국시장에서 돈을 빼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유럽 신용위기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아시아시장, 특히 국내시장의 변동성은 피할 수 없다"며 "당분간은 펀더멘털보다는 유럽의 월별 채권만기일을 체크하는 게 주식거래에 더 중요해 보인다. 지금 세계경제의 뇌관이 된 그리스는 3분기에 부채만기 도래가 가장 많고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는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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