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 발행 취소 속출…변동성 장세 적합한 상품에 의문

입력 2011-09-24 07:47:40

국내 증시 불안감이 확산되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과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공포감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ELS가 변동성 장세에 알맞은 상품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증권은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ELS 498, 499, 500호를 총 150억원 규모로 공모했다. 기초자산은 코스피200, 현대중공업, 현대제철, KT, SK텔레콤 등이다. 하지만 이중 498호와 500호는 청약이 미미해 발행이 취소됐다. 499호도 50억원 공모에 1억8천600만원(3.72%) 청약에 그쳤다.

지난달 31일에도 50억원 규모로 공모한 기타파생결합증권(DLS) 16호의 발행이 취소됐다. 같은 날 공모에 들어간 삼성전자, 현대차, 기업은행, 코스피200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489, 490, 491호도 청약이 없어 모두 발행 취소됐다.

한화증권도 이달 14일 공모에 들어간 한화스마트ELS 901호가 자금이 모이지 않아 발행이 취소됐다. 기초자산은 코스피200과 홍콩 항셍지수였다. 한화증권은 지난달에도 공모에 들어간 ELS 873호, 893호가 청약이 한건도 없어 발행 취소됐다. 기초자산은 삼성SDI와 한화케미칼, 삼성전자와 한화였다.

교보증권도 이달 8일 150억원 규모로 공모한 ELS 948호가 청약 취소됐다. 이 상품은 월지급식 스텝다운 상품이며 코스피200과 홍콩 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했다. 같은 날 공모한 947호는 100억원 모집에 5천500만원 청약에 그쳤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강하게 위축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ELS가 변동성 장세에 알맞은 상품이라고 조언한다. 펀드는 코스피지수가 10% 빠지면 그대로 10% 손실이 나지만 ELS는 주가가 웬만큼 빠져도 손실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험부담과 기대수익률을 생각할 때 ELS가 별 매력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4, 5년마다 한 번씩 예기치 못한 위기가 찾아오는 상황에서 원금보장 구간이 넓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수가 아닌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손실구간에 가까워질수록 주가의 변동성이 심해져 손실이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을 보고 ELS에 가입하는 투자자라면 종목보다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고르고, 조기 상환에 실패해 오랫동안 돈이 묶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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