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00억 국회 연수원, 국민 실망 더해

입력 2011-09-23 10:48:47

국회가 500억 원을 들여 연수원을 짓겠다고 나선 모양이다. 국회의원과 사무처 직원 및 가족의 휴양을 겸한 연수원으로 2016년까지 강원도에 지을 계획이라 한다.

그러잖아도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등 대통령 측근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가 집권 후반들어 잇따라 터지고 '안철수 현상'에서 드러난 것처럼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실망감이 더하다.

지금 국민들은 경제난에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 대기업들의 부(富) 세습을 위한 일자리 몰아주기와 일자리 세습 등 권력자와 가진 자들의 불공정한 작태에 좌절을 넘어 분노하는 심정이다. 그러기에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같은 정치 문외한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사정 당국인 감사원은 감사위원이 거액을 받고 비리를 눈감아주지 않나,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해 총장이 사퇴하면서까지 수사권 옹호에 나선 것과는 달리 국민의혹이 쏠린 각종 대형 비리에 대해 시원한 결과도 내놓지 못해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청와대 대통령 측근과 국정을 책임진 고위 공직자 비리, 더 많이 가지려는 대기업의 자유경쟁을 빙자한 만연한 불공정 행태, 국민과 고통을 함께해야 할 국회의 한술 더 뜬 500억원 연수원 계획은 우리 국민들을 더욱 불쌍케 하고 있다.

역사는 지배 권력자와 가진자들이 부패해 나라라는 배를 띄우는 물의 역할을 했던 국민들이 외면, 돌아설 때 동학혁명 같은 개벽의 변혁, 정권교체에 의한 새시대의 도래라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 정부는 이 정권 후반기 공직기강을 더욱 다잡고, 국회와 정치권은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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