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진오 스님, 다문화 母子 위해 '한반도 횡단'

입력 2011-09-23 07:46:47

308km 울트라마라톤 대회 출전, 공동주택 지원비용 5억원 모금

달리는 스님으로 소문 난 진오 스님이 베트남, 미국으로 마라톤 무한도전에 나선다.
달리는 스님으로 소문 난 진오 스님이 베트남, 미국으로 마라톤 무한도전에 나선다.

"내친 김에 베트남으로, 미국으로 울트라마라톤 도전에 나설 계획입니다."

교통사고로 뇌 절반을 잘라낸 베트남 이주노동자 토안(27)의 뇌 복원 수술에 필요한 후원금 마련과 이주노동자들에게 생명의 헬멧 보내기, 다문화 모자 가족의 공동주택 건립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울트라 마라톤만 4번이나 도전해 화제를 모았던 '달리는 스님' 진오 스님(구미 옥성면 대한불교조계종 대둔사 주지)이 오는 연말엔 베트남에서, 내년엔 미국에서 울트라마라톤에 각각 도전할 계획이다.

진오 스님은 22~24일에도 '한반도 횡단 308㎞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강화도에서 강릉까지 달리고 있다. 이 대회를 완주하면 국내 울트라마라톤 도전은 사실상 마치는 셈.

진오 스님이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토안의 뇌 복원 수술에 필요한 후원금 마련을 위해서다.

그는 이후 이주노동자들에게 생명의 헬멧 500개를 보내주기 위해 3월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100㎞ 울트라마라톤을, 4월엔 을숙도에서 열린 낙동강 200㎞ 울트라마라톤, 7월엔 김해 장유 마라톤에 출전해 42.195㎞ 풀코스를 각각 완주했다. 모금도 비교적 성공적이어서 수술비, 헬멧 등을 당초 계획대로 지원했다.

진오 스님이 지금 뛰고 있는 '한반도 횡단 308㎞ 울트라마라톤'은 다문화 모자 가족을 위한 공동주택 지원비용 5억원을 모금하기 위해서다.

한국으로 시집 와 남편의 사망이나 폭행, 이혼 등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이주여성들이 집을 마련할 때까지 최장 3년간 보호해줄 수 있는 공동주택을 마련한다는 계획으로, 계좌당 5만원씩 모두 1만 계좌를 후원받는게 목표다.

진오 스님은 대회가 있을 때마다 주말에는 30㎞ 이상, 평일에는 15㎞씩 달리는 맹훈련을 해 왔다.

국내 울트라마라톤 코스 도전을 사실상 마친 그는 오는 12월엔 토안과 함께 베트남으로 건너가 1천700km 베트남 종주에 나설 계획이다. 또 내년엔 미국 5천km 울트라마라톤에 출전하는 등 무한도전에 나설 계획.

그는 "힘든 마라톤, 이제 그만 뛰라는 주변 걱정도 많지만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에게 행복한 한국 생활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육체적 고통은 참고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오 스님은 2000년 설립된 구미지역 이주노동자를 위해 일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꿈을 이루는 사람들'의 대표를 맡아 구미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의 직장 내 폭력과 임금체불, 이주민 인식 개선 캠페인, 인권보호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엔 부모 없이 홀로 한국에 온 탈북 소녀와 여성들을 위한 쉼터도 운영하고 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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