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어린이 '사이언스 투어'] <2>청송초교, 포항 지능로봇연구소 나들이

입력 2011-09-20 10:46:45

로봇에 꽂힌 아이들 "과학 상상력이 솟구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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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학시설과 박물관을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경돈기자

"친구들과 포항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과학체험을 하는 동안 새로운 과학 세상을 접했고, 또 신나는 체험을 통해 신비로움과 재미, 흥미를 갖게 됐지요. 이런 과학여행을 자주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달 15, 16일 산골학교인 청송초등학교 5학년 학생 41명과 인솔교사 2명이 참가한 '사이언스 GB 투어'는 산골 아이들에게 잠재돼 있던 과학적 감성을 이끌어내 인기를 끌었다.

버스에 오른 학생들은 오랜만에 나선 여행 때문인지 투어 내내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재잘거렸다.

청송에서 출발한 학생들은 삼자현재를 넘고, 청송∼포항 경계지점인 꼭두방재를 넘어 2시간 만에 도착한 포항 지능로봇연구소 로보라이프뮤지엄에서 노벨상을 꿈꿨다.

말하는 로봇과 춤추는 로봇, 강아지 로봇 등을 보며 첨단과학을 직접 체험한 이루다(11) 양은 "미래의 로봇세대를 위한 꿈의 공간에서 우리나라의 과학 역량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며 "사람의 명령 없이도 척척 알아서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기뻐했다.

이어 포항 가속기연구소에 도착한 학생들은 연구소에 근무하는 임혜연(28) 홍보담당의 "이곳에서 새로운 빛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에 빛의 과학에 흠뻑 빠져들었다.

김수민(11) 군은 "여기서 일하는 아저씨와 아줌마, 형, 누나들이 정말 멋져 보인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산골 어린이들은 경상북도과학연구원 천체투명실과 3D영상관에서 신비로운 우주여행을 즐기고, 힘과 운동체험, 빛과 전자기체험, 자동차의 구조, 로켓제어, 지진체험, 논리의 장, 테크노타운, 천체관측실, 수족관, 생명의 세계 등을 둘러볼 예정이었지만 아쉽게도 정전으로 보지 못했다.

정전으로 인해 숙소인 포항시청이 운영하는 구룡포 청소년수련원에 도착한 학생들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튿날 포항 등대박물관 견학에서 아이들은 평소 접하지 못했던 과학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수평선에 어둠이 밀려오면 어김없이 밝혀주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사람들과 먼 항로를 오가는 뱃사람을 위해 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뱃길을 안내하는 바다의 길잡이 등대에 관심을 가졌다.

배장은(11) 군은 "여러 가지 등대 모형을 보고 신기했다. 학처럼 생긴 등대는 정말 기발했다"고 말했다.

산골 어린이들은 이어 포스코를 방문했다. 휴대폰과 카메라를 반납한 학생들은 포스코의 규모와 시설의 웅장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안내직원의 설명을 듣고 압연공장 안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우아'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벌겋게 달아오른 쇳덩이가 롤러를 타고 이동하며 내는 굉음과 열기를 식히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의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또 포스코가 친환경적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박지영 5학년 담임교사는 "짧은 일정 탓에 시간이 부족한 게 아시웠지만 이틀 동안 학교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많은 과학 체험들은 앞으로 학생들의 장래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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