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달리는 대구산업, 밀어주는 첨단장비들

입력 2011-09-19 10:10:01

대구경북에 한 대뿐… 'TEM·EMC·3D 인체계측기'

EMC
EMC
3차원 인체계측기
3차원 인체계측기
전계방출형 투과전자현미경
전계방출형 투과전자현미경

한 지역의 산업 경쟁력은 '첨단 장비'와 비례한다.

앞선 기술을 가진 첨단 장비들은 비싼 가격만큼 '희소성'이 높고 부가가치 또한 상당하기 때문이다.

'첨단 산업' 육성에 목을 매고 있는 대구경북의 경우에도 전국적으로 몇 대밖에 없는 고가 장비들이 있다. 정부 산하기관이나 지역 연구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이들 장비들은 지역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뒷받침이 되고 있다.

◆전계방출형 투과전자현미경(Field Emission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투과전자현미경(TEM)은 에너지가 매우 큰 전자빔을 재료의 내부에 조사해 재료를 구성하는 입자들의 형상과 크기에서부터 원자들의 배열상태까지 분석 가능한 최첨단 장비다. 빛을 이용해 물체를 관찰하는 일반 광학현미경보다 훨씬 배율이 높아 최대 150만 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이 장비는 가격만 12억7천900만원에 달한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나노미터의 얇은 금속막의 두께를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금속 배열의 이상 유무도 진단할 수 있어 반도체 부품을 제작하는 업체가 주로 이용하고 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 김영석 원장은 "수많은 단계를 거쳐 물질의 상태를 확인하는 장비이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기계다"며 "전자현미경은 일반 기업보다 대학과 연구원이 연구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3차원 인체계측기

3차원 인체계측기(3D BODY SCANNER)는 사람의 몸을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해 컴퓨터 모니터에 보여주는 장비다. 일일이 줄자를 이용해 측정하던 아날로그 방식을 벗어난 디지털 치수 측정기다.

4개의 모서리에 세워둔 기둥에는 각각 3개의 센서가 달려 있고 이 센서에서 나오는 레이저빔이 인체를 스캔, 3차원의 입체 영상을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낸다. 한 사람의 키와 어깨너비, 가슴둘레 등 각각의 치수를 파악하는데 단 10초면 충분하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2001년 도입했던 장비가 노후화되면서 올해 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인체계측기를 들여왔다. 대구경북을 통틀어 패션산업연구원이 2대의 장비를 소유하게 된 것. 새로운 장비는 계측시간도 2~8초로 훨씬 단축됐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이상오 본부장은 "옷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줄자를 이용해 일일이 사이즈를 측정했지만 이 장비를 이용하면 오차 없이 짧은 시간에 치수를 확인할 수 있다"며 "활용 분야도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EMC

EMC(Electromagnetic Compatibility) 장비는 전자제품이 유해 전자파에서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 또는 유해 전자파를 발생하지 않는지를 측정해 제품의 상태를 개선하도록 돕는 장비다. 이를 위해 EMC는 제품 주변으로 방출하는 전자파 세기를 측정하는 전자파장해시험(EMI)과 주변 전자파환경으로부터 해당 기기가 가지는 전자파 내성시험(EMS)을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복잡하면서 크기가 큰 장비다.

대구경북중소기업청의 EMC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m인 대형 구조물로 건물과 장비에 3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다. EMC 장비만 8억3천만원에 달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된 EMC 시험 장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 정규규격의 EMC 장비를 들여왔다"며 "덕분에 매년 6억1천만원 이상의 시험수수료 지원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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