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어머니 동화구연대회 대상 송경수 씨

입력 2011-09-19 09:58:48

할아버지 목소리 변조 특기…"소질 살려 아이들에 꿈 심을거예요"

"아이들에게 책을 좀 더 재미있게, 많이 읽어주고 싶은 마음에 동화구연을 배우게 됐는데 이번에 큰 상을 타게 돼 정말 기쁘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나중엔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어주는 할머니'로서 봉사활동을 다니고 싶어요."

이달 4일 대구산업정보대학에서 열린 SAK대구색동어머니회 주최 제12회 어머니동화구연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송경수(41'사진) 씨.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학년 개구쟁이 두 아들을 둔 엄마인 그는 "동화구연에 입문한 지는 채 1년이 되지 않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점수를 많이 얻은 것 같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송 씨의 이날 주제는 일제강점기 손기정 씨의 달리기를 주제로 한 '우리 할아버지입니다'로 등장인물 중 송 씨가 특히 흉내를 잘 내는 할아버지 목소리는 대회 날이 마침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지막 날과 겹쳐 청중들의 감동은 더 했다는 후문이다.

"제가 상을 탈 만큼 잘할 줄은 몰랐죠. 소질이 있나 봐요. 그래서 계속 동화구연을 공부하고 싶어요."

송 씨가 동화구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큰아들이 다니는 대구 용지초등학교(교장 김경숙) 어머니 독서동아리에 가입하면서부터였다. 어머니 독서동아리 50명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수업 전 약 30분 동안 저학년 학급에서 번갈아가며 동화를 들려주는 봉사를 했다. 그러던 중 책을 읽어주는 데도 아이들의 관심을 모아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에 학교 측은 지난해 9월 학부모 대상 평생학습관을 개설했다. 송 씨는 여기서 발성법 등 동화구연 강좌 50시간을 이수했다.

"지난 여름방학 내내 대회 준비를 했죠. 저의 트레이너는 당연히 두 아들이었고요. 제가 할아버지 목소리를 제대로 흉내 내지 못하면 아이들은 그럴 땐 그런 게 아니라고 바로 교정을 해주었죠. 남편도 옆에서 저의 목소리 변조가 '신기하다'며 응원해 주었고요."

송 씨는 이제 집에서 동화구연을 연습할라치면 두 아들이 부동자세를 취하며 청중역할을 한다고 귀띔했다. 대개 동화구연은 여러 권의 동화책을 읽은 다음 그 중 한 권을 골라 다시 수차례 읽으며 내용을 완전히 파악한다. 이후 이를 다시 4, 5분 분량의 구연이 가능하도록 개작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이 동화 구연가의 몫이다. 자연히 동화가 지닌 교훈적 메시지나 내용은 동화 구연가의 개작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송 씨는 특히 동화를 구연 가능하게 개작하는 능력이 남다르다. 그의 개작은 줄거리를 읽어본 남편도 인정할 정도.

"동화 줄거리 개작은 얼마나 엄마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읽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요. 엄마가 앞에서 열심히 이야기를 들려줄 때 아이들이 모든 감각을 저의 입으로 집중해 저의 동작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모습은 최상의 교육효과라고 생각하며, 이 점이 바로 동화구연의 최대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과장된 몸짓을 지양하는 동화구연의 특성상 처녀시절부터 목소리가 '맑다' '깨끗하다' '건강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던 송 씨는 가장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셈이다.

"처음 학교에서 동화를 들려줄 때만 해도 너무 떨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몰랐고 대회 전날엔 연습으로 목이 쉬었고 또 난생처음 대회에 나가는 일이라서 너무나 떨려 잠도 못 잤죠. 하지만 이제는 청중 앞에 서면 떨리지 않아요."

이번 대회를 통해 무엇보다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을 얻은 송 씨는 본격적인 동화구연가로 활동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정진할 포부도 밝혔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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