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를 믿지 마라/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교과서를 믿지 마라'. 제목 자체가 도발적이다. 게다가 이런 도발적인 주장을 하는 이들이 다름 아닌 교사들이라면 의문이 강하게 든다.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면서 2006년부터 교과서를 연구해 온 교사들이 모인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 소속 교사들이 쓴 이 책은 지금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샅샅이 해부하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 결과, 아이들이 수업에 흥미를 잃고 배우는 즐거움을 맛보지 못하는 까닭이 잘못된 교과서에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들과 교사를 바보로 만드는 초등 교과서의 비밀'이라는 이 책의 부제에 그런 주장이 집약돼 있다.
지은이들이 지적하는 교과서의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신입생들의 국어 1단원 듣기'말하기 네 번째 시간에는 자기소개서를 쓰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입학 전에 한글을 익히고 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덧셈식을 뺄셈식으로 만들고 뺄셈식을 덧셈식으로 만들기'를 1학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1학년 2학기 수학익힘책 2단원에서 놀이공원의 마름모꼴 바닥 무늬에서 찾을 수 있는 규칙을 설명하라는 질문도 아이들 수준과는 맞지 않는다. 이 내용은 2007 개정 교육과정 이전의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5학년이 배우던 내용이라고 한다.
'21÷3=7'이라는 나눗셈 식을 세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라는 지시는 어떤가. 한 학부모는 3학년 수학 교과서에서 이 질문을 보고 너무 화가 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질의서를 보냈다고 한다. 장관님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느냐고 따지기 위해서다. 이런 문제들은 창의성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생긴 해프닝이다. 300쪽, 1만3천800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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