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투명한 정치를 만드는 힘

정호집(대구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정치자금은 후보자가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책과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장하거나 경제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는 순기능이 있다. 정치자금이 이처럼 순수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한 수단이 바로 소액 다수 기부 제도이다. 무엇보다 소액 기부는 작은 액수이기 때문에 입법로비 등 투자 성격의 목적도 없으며 고액 소수의 기부금에 비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정당이 사회의 특정 집단에 포획되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이 제도는 2004년 정경유착 근절과 정치자금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법인'단체의 정치후원금을 금지하는 대신 소액 정치후원금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때부터 정치자금 기부금액 10만원까지는 세액공제를,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세제혜택을 제도화했다.

국민이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선호하는 정치인에게 후원회를 통해 후원금을 내는 것과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기탁하는 방법이 있다. 정치인에 대한 직접적인 후원이 금지된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 등은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할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탁하면 국고보조금 배분율에 따라 정당에 배분'지급한다. 최근 3년간 해마다 8만여 명의 기탁자들이 70억원이 넘는 금액을 정당에 기탁했다. 기탁 참여자와 금액이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당비나 국고보조금, 선거보조금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다.

정치인에게 제대로 일하라고 일침을 가하거나 음성적인 부패의 고리를 떼어낸 투명한 정치를 보고 싶다면 먼저 그들에게 일할 토양을 마련해 주고 제대로 시비를 따져보자. 선거관리위원회에 한 통의 전화(767-2583)를 하거나,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나 휴대폰, 신용카드 포인트로도 손쉽게 기부할 수 있다. 깨끗한 정치문화와 올바른 민주주의는 우리의 조그만 정성, 기부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정호집(대구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