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워놨는데…" 대구FC, 김현성 "뺏길까" 걱정

입력 2011-09-15 09:19:24

이달 9일
이달 9일 '친정' FC서울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대구FC 김현성의 시즌 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FC 제공

대구FC가 '김현성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해 FC서울에서 임대 선수로 대구FC에 온 김현성이 올 시즌 펄펄 날고 있어 쾌재를 불러야 하지만 임대 선수라는 신분 때문에 올 시즌 후 내줘야 해 뒤에서 울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김현성은 지난 시즌 임대 후 올 시즌 초반까지 '미완성 공격수'로 평가받으며 좀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현성은 그러나 대구FC 이영진 감독이 팀의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다양화하기 위해 '포스터 플레이어'로 시험 가동한 무대에서 합격점을 받으면서 이후 원톱, 투톱 가리지 않고 출전, '고공 폭격기'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올 시즌 중반 이후 대구의 주전 붙박이 공격수로 자리 잡은 김현성은 7득점, 2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골과 득점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FC는 내심 이런 김현성을 계속 붙잡아 두고 싶지만 FC서울이 기량이 급성장하고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김현성을 그냥 보고만 있을 리가 만무해 고민이 깊다. 계속 임대를 해주거나 수월하게 이적에 동의해 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올 시즌이 끝나면 데리고 가거나 비싼 이적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구FC 관계자는 "지난해 1년 임대 계약한 뒤 올해 1년 더 연장했기 때문에 올 시즌이 끝나고 달라고 하면 그냥 보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이제 실력을 발휘하며 대구에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은 선수를 속수무책으로 돌려보내자니 속상하고, 이적한다고 해도 이적료가 1년 새 껑충 뛸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참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영진 감독은 "서울은 우수한 공격 자원이 풍부해 주전 자리를 꿰차기가 쉽지 않다. 1.5군에 머물며 자주 출전하지 못하면 선수 개인적으로도 큰 손해"라며 "직접 데려와 키운 선수이고,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데 자칫 거취 결정에 따라 팀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마이너스가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자리를 잡은 김현성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직 시즌 중이고 임대된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현성은 "현 소속인 대구FC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금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고 잘해야 대구에 있든 다른 곳에 가든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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