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UNWTO(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와 신라천년의 고도, 경주

입력 2011-09-14 11:06:58

다음 달 8일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가 경주에서 열리게 됨으로써 경주관광의 새로운 대전환기가 마련됐다. 2009년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제18차 총회는 한국을 차기 개최지로 결정했고, 경주는 국내 6개 지역과 치열한 경합을 거쳐 최종 개최지로 낙점됐다.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는 다음 달 8일부터 7일간 세계 154개 회원국 정부 각료와 학계, 업계, 언론계 등 9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이번 총회는 2001년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이후 한 국가에서 두 번째로 개최되는 최초의 총회로, 세계 관광인의 모든 이목과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총회는 관광관련 현안과 국가간 상호 협력방안을 고민하는 관광분야 최대의 국제회의이다.

경주는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계기로 국가브랜드의 제고는 당연하고, 나아가 지역의 국제인지도 상승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주를 전 세계에 세일즈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정부의 비즈니스관광(BT) 육성정책의 핵심콘텐츠인 컨벤션관광을 중심으로 보문관광단지와 태권도, 문화공연 등 경주관광의 매력을 발산하고, 안동, 구미, 포항 등지의 전통 및 산업관광자원을 연계해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이번 총회 개최를 계기로 경주관광이 100년을 내다보는 '세계적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작은 의견을 제시코자 한다.

경주는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한 번은 학창시절에 수학여행을 다녀올 만큼 찬란한 문화유산과 이야기를 간직한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이다. 정부는 1971년 '경주관광 종합개발계획'을 청와대가 직접 추진하는 의지를 보였으며, 2006년부터 점(占)적인 문화유산의 정비와 복원에서 벗어나 도시경관과 주민들의 삶이 조화될 수 있는 행복한 '경주역사문화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경주는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최고(最古)의 산 교육장이다. 관광산업은 숙박, 교통, 음식, 관광 상품, 쇼핑거리 등 다양한 관광요소들이 선순환체계로 구축되어야만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과 KTX 경주역 개통, 보문관광단지의 고급 숙박시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최 등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1번지'로 표현된다.

경주관광은 한때 내국인의 수학여행과 신혼여행의 목적지로, 외국인의 문화유적 관람과 쇼핑, 유흥의 장소로서 성장과 쇠퇴를 거듭해 오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0% 이상을 차지했으나 현재는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문화유산 관람 위주의 단순한 관광거리라는 한계와 서울, 부산이 국제적 관광목적지로 육성되면서 잠시 보고 지나쳐 가는 경유형 관광지로 전락한 것이다.

국제공항 인프라의 부족과 수도권과의 원거리, 해양관광 도시들의 급성장 등으로 경주관광은 새로운 도전과 가치를 정립할 시기를 맞이했다. 문화유산과 고급 숙박시설만으로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는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잘 정비된 문화유산을 파는 관광도시의 이미지보다는 신라문화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가미한 융'복합형의 문화관광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문화적 진정성과 현대적 가치를 함께 팔아야 국제적 관광인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신라 천년의 물길을 재창조해야 한다. 일본, 인도, 중국 등과의 인적 문화적 국제교류활동을 진행했던 신라인의 글로벌 마인드를 '형산강 문화수로'(文化水路) 사업의 추진을 통해 신라문화의 개방성을 알려야 한다.

둘째, 관광트렌드와 지역 여건을 반영해 신라문화의 현대적 가치를 탐색하고 재현해야 한다. 신라 최고의 문화유산인 신라 궁성과 황룡사 9층 목탑의 복원사업과 병행한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창조적 관광 매력물로 재현하는 보편적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라인이 활발히 추진한 개방성에 입각한 독자적 문화형성이 진정으로 유엔세계관광기구총회와 한국컨벤션산업이 추구할 국제교류와 상호협력임을 인식해야 한다. 향후 10, 20년 후 경주가 국내외 관광객이 머물고 다시 찾고 싶은 매력적인 '글로벌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제19차 총회가 결정적 기여를 하길 기대해 본다.

송재일(대구경북연구원 지역관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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