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내안의 야수

입력 2011-09-10 07:36:39

내 안의 야수/ 마거릿 밀러 지음/ 조한나 옮김/ 영림카디널 펴냄

'내 안의 야수'는 미국추리작가협회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상 수상작이면서 현대 심리서스펜스 소설의 개척자 '마거릿 밀러'의 대표작이다. 또한 이 작품은 1964년 TV 시리즈 '알프레드 히치콕 아워'의 에피소드로 제작 방송되었고 미국 추리작가협회와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선정한 역대 걸작 추리소설 100선에 모두 뽑혔으며 독일 추리문학회에서도 20세기 소설로 선정하는 등 추리소설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1950년대 작품이지만 놀라운 현재성을 갖고 있다. 사이코패스와 다중인격, 성격파탄자 등 심리 서스펜스의 전형적 요소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그녀의 작품은 총칼이 난무하는 범죄 과정이나 현장의 적나라한 시각적 묘사를 통해 독자의 호기심을 끌어들이는 현대의 사이코 스릴러와 달리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정한 내면 심리에 대한 묘사만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음에도 할리우드의 싸구려 호테에 장기간 투숙하고 있는 서른 살의 노처녀 헬렌 클라보. 그녀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머니와 남동생과도 연락을 끊은 채 세상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홀로 고독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자처하는 여자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동안 수정구슬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헬렌은 공포에 빠져든다. 불안을 떨칠 수 없게 된 헬렌은 아버지의 투자상담가였던 블랙쉬어에게 그녀의 정체를 밝혀달라고 부탁한다. 인간의 내면을 날카롭게 묘사해 독자로부터 흡인력을 갖게 한다. 또 통통 튀는 비유와 풍성한 문체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303쪽, 1만1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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