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도라지·고사리, 마트 반값인거 아시죠"

입력 2011-09-09 09:48:43

주말 추석 대목잡기 총력…市 조사 "훨씬 싸다" 인정

'추석준비도 저렴한 전통시장에서'.

전통시장이 '추석 대목' 잡기에 바빠지고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대형마트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데다 현대화 사업으로 장보기가 편리해지면서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례용품 특별전 등 할인이나 경품 행사는 물론 한가위 문화 행사 등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못지않은 마케팅을 펼치며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보다 20% 이상 저렴한 전통시장

추석 차례용품을 비교할 때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20%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칠성시장과 인근 대형마트의 14가지 품목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칠성시장이 24%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차례용품을 구입한 총액은 대형마트가 17만420원, 전통시장이 12만9천130원으로 4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14가지 품목은 국거리용 한우(600g), 산적용 한우(600g), 돼지고기(600g), 닭(1㎏), 계란(30개), 조기(원양산), 황태포(러시아산), 고사리(600g), 도라지(600g), 밤(1㎏), 대추(600g), 곶감(10개), 사과(5개), 배(5개) 등이다.

특히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나물 종류다. 고사리와 도라지가 대형마트에서는 600g당 각각 1만5천480원, 1만5천540원이었지만, 칠성시장에서는 둘 다 9천원으로 40% 이상 저렴했다. 육류의 경우도 1㎏ 닭 한 마리가 대형마트에서는 6천280원, 전통시장에서는 4천원으로 저렴했고 산적용 한우도 600g에 대형마트는 2만9천100원, 전통시장은 1만8천원으로 40% 가까이 저렴했다.

전통시장의 더 큰 장점은 다양한 종류와 여러 가격대의 상품을 비교해 보고 살 수 있다는 점.

칠성시장을 찾은 정경민(41'여) 씨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장을 보는 경우에는 에누리를 해주는 상인들도 많다"며 "같은 사과 하나도 가게마다 다양한 물건이 있으니 고르는 재미도 있어 명절 장을 볼 때는 항상 전통시장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8개 전통시장과 8개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15가지 주요 추석 품목 가격 비교 조사를 실시한 결과도 비슷했다.

지난 일주일간 3차례 조사를 한 결과 전통시장 가격이 평균 21% 저렴하게 나타난 것.

분야별로 보면 축산물이 35%로 가장 저렴했고 농산물은 24%, 수산물은 14% 대형마트보다 값이 싼 것으로 조사됐다.

시 관계자는 "서문시장, 팔달시장, 칠성시장 등 지역의 대표시장은 산지 직거래를 통해 물류비용과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에 비해 점포세 등이 낮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이벤트로 손님 모시기

추석 대목 손님을 맞기 위한 행사도 다양하다.

서문시장은 5일부터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주차를 제공한다. 3만원 이상 구매하면 1시간, 5만원 이상이면 2시간 주차를 할 수 있다.

동산상가번영회 박재홍 회장은 "상가 번영회들이 의논을 한 끝에 고객들이 시장을 많이 찾을 것을 대비해 추석 직전에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남구 영선시장은 이달 5일 '영선시장 한가위 대축제'를 열었다.

시장 곳곳에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시와 수필을 전시하고, 초청가수 공연과 노래자랑 등으로 시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또 차례용품을 모아 한자리에서 선보여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상가번영회 이정 회장은 "이날 하루 1천여 명의 시민들이 시장을 찾았으며 경품 추첨행사 등을 실시했다. 앞으로도 고객들이 찾고 싶은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구 관문시장은 차례용품을 구입하면 무료 배달 서비스를 하는 등 전통시장마다 특화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전통시장들이 편리한 쇼핑을 위해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카트를 도입한 시장이 많으며 친절 교육 등을 통해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넉넉한 인심과 낮은 가격은 전통시장의 최고 장점"이라며 시장 이용을 당부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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