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창조 종결자는 관객, 제대로 감상해야 작품 생명력

입력 2011-09-08 07:05:59

예술 가이드북 '通(통)하자 예술아' 펴낸 대구예총 문무학 회장

문무학(오른쪽) 대구예총 회장이 공연
문무학(오른쪽) 대구예총 회장이 공연'전시관람 에티켓 북 '통하자 예술아'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예술작품관람 때 관객이 갖추어야 할 소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예술작품 감상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똑같은 공연, 그림, 문학작품이라도 보고 듣고 읽는 사람에 따라 감동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예술작품 관람과 교과서 읽기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기도 하다.

같은 작품을 다르게 읽고, 다르게 받아들이는 게 예술이다. 이에 반해 교과서는 한 학급의 모든 학생이 당대까지 입증된 사실을 똑같이 받아들이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예술창조에 있어서 작가의 영역은 어디까지고, 창조자의 범위는 또 누구까지 일까? 적어도 대중예술에 관한 한 예술가가 창조할 수 있는 범위는 60, 70% 정도일 것이다. 나머지 30, 40%를 완성하는 것은 관객이라고 할 수 있다. 관람객이 처한 개인적인 상황, 사전지식, 나이에 따라 작품에 대한 느낌은 전혀 달라지기 마련이고, 그래서 예술작품창조의 완결자는 관객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가 펴낸 '通(통)하자 예술아'는 예술작품완성의 마지막 단계를 구성하는 '관객'이 가져야 할 지식에 관한 책이다. 공연'전시관람 기본예절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예술을 제대로 즐기는 데 꼭 필요한 밑지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 같은 사전지식 유무에 따라 작품을 보는 눈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通(통)하자 예술아'는 공연장에서 지켜야 할 예절로, 공연보기 전, 공연 관람 중, 쉬는 시간, 공연 끝난 뒤로 구분해 상세하게 소개한다. 옷차림, 나이 제한, 반입금지물, 물품보관소 이용, 공연감상법, 자리이동, 화장실 이용, 사진촬영, 박수 등 구체적이다. 또 오페라와 뮤지컬, 국악, 현대무용, 발레, 클래식 등 장르별로 감상법을 따로 소개한다.

전시장에서도 전시 보기 전과 관람 중, 관람 뒤 예절을 비롯해 서양화, 한국전통회화, 설치, 조각, 사진 등 장르별 감상법을 소개하고 있다. 미술작품 관람 때 흔히 보게 되는 '무제'라는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는 '제목 없는 작품은 20세기 미술의 특징으로 추상화나 현대미술계열에 많다. 작가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감상자가 스스로 제목을 설정해서 보라는 말이기도 하다. 특별한 제목을 달지 않음으로써 작품의 형식, 의미의 확장을 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외에도 책은 공연장 로비문화, 티켓가격 결정과정, 공연 중 무대 뒤의 이야기, 무대와 조명, 예술작품의 저작권, 인터미션, 오페라 용어, 무용수의 직업병, 뚱뚱한 사람과 성악, 발레리나의 가슴이 작은 이유, 성악가의 목소리 종류 등 전시'공연과 관련해 우리가 알아야 할 상식과 예절을 망라하고 있다.

예총 대구시연합회 문무학 회장은 "예술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끽하기 위해 대중이 갖춰야 할 부분에 대해 정리했다"며 "예술을 예술답게 하는 것, 대구를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은 예술인들만의 일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해야 할 일이다. 공연장과 전시장을 찾기 전에 이 책 한 권의 내용만 숙지하고 가도 훨씬 즐겁고 행복한 감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예총 대구시연합회의 기획과 태창장학문화재단(이사장 유재성)의 후원으로 탄생했다. 1차로 5천 부를 인쇄했으며, 17일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리는 '2011 대구예술제' 참가관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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