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항공교통센터,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한 초석

입력 2011-09-07 07:37:53

올여름 달구벌을 그야말로 뜨겁게 달구었던 2011 대구 세계육상대회가 아쉽게도 막을 내렸다. 육상 불모지에서 이런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지만 우리는 전 세계에 대구시민의 저력을 보여줬다.

대구 시민들은 높은 관람률과 큰 성원으로 대구를 찾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제 행정당국과 사회 지도층은 흥분하고 들뜬 마음 가라앉히고 대구시민에게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해 시민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과학비지니스벨트 및 동남권 신공항 유치 실패를 통해 우리는 굵직한 국책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시작은 면밀하고 좀 더 세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것은 하늘 길을 관리하는 항공교통센터의 새로운 입지를 구한다는 정부의 발표이다.

항공 교통량이 증가해 항공교통센터 최대 수용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매년 늘어나고 이에 민간 항공기의 공중 충돌 경고가 빈번하게 작동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민간 항공기에 대한 관제 업무를 담당하는 관제시설인 항공교통센터는 인천에 단 하나뿐이어서 화재나 지진 발생 시 항공교통센터에 문제가 생긴다면 우리영공을 지나는 국내외 항공기 운항이 전면적으로 마비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제2 항공교통센터를 비수도권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더욱이 인천에 있는 항공교통센터가 휴전선과 직선거리로 33㎞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북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우리나라 항공망을 교란시킬 수도 있다고 하니 제2 항공교통센터는 비수도권인 대구에 건설하면 될 것 아닌가! 앞선 정부의 발표는 바로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대구 경북이 펼쳤던 논리와 흡사하다.

자, 이제 유추해 보자. 제2 항공교통센터가 대구에 온다면 우리나라는 이제 인천공항 하나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게 되어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제2 항공교통센터가 부산이나 청주 등 다른 지역에 건설된다면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작은 불씨마저도 꺼져버리게 된다.

정부는 제2 항공교통센터를 무조건 비수도권에 건설한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 좌우를 살피고 기다릴 틈이 없다. 동남권 신공항의 초석이 될 제2 항공교통센터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 들뜬 마음 가라앉히고 100m 도착지점에서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기 위해 달려야 한다.

권기영(TBN 대구교통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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