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한 택시회사 만기보험 6일간 갱신 안해
대구 북구의 한 택시 회사가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택시를 운행하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택시를 몰다가 사고가 날 경우, 기사가 모두 책임을 져야 하지만 회사 측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회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곳 기사 40여 명은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택시가 종합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계속 운행을 했다는 것. 회사 경영 상태가 나빠져 보험료 140여만원을 제 때 못 냈지만 기사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조 대표 C(56) 씨는 "종합보험도 들지 않고 운전기사들을 거리로 내몰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만약 사고라도 났다면 큰 일 날뻔 했다"며 "회사가 어렵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100만원 남짓한 보험료도 못 낼 정도로 무너졌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또 회사가 직원 월급에서 4대 보험을 공제해 놓고서 올 1월부터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 월급에서 매달 10여만원씩 4대 보험 명목으로 돈이 빠져나갔는데 이 돈을 모두 더하면 7천만원이 넘는다. 사 측은 이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원들은 평생 몸담은 회사가 자신들을 속여왔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20여 년 근무한 박은수(가명'57) 씨는 "곧 추석인데 월급은커녕 일도 못하는 상황이니 답답해서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라며 "우리는 운전만 했지 회사 경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빨리 문제가 해결돼 다시 일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기사들은 23일부터 차고지에 차량을 세워둔 채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택시에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사고 위험 부담을 안고 무작정 운전할 수 없기 때문.
5일 취재진이 찾은 북구 읍내동 회사에는 노조원 40여 명이 모여 쇠파이프와 야구 방망이를 들고 회사 사무실 집기를 부수며 항의하고 있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안 회사 채권단들도 이날 회사 사무실을 찾아 회사 대표와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10여 년 전 택시 차고지를 현재 위치로 옳기면서 빚을 진데다 최근 경영 사정마저 급속도로 나빠져 언제 정상화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5일 열린 사 측과 채권단 회의에서도 일부 채권자들이 참석하지 않아 합의가 무산됐다.
회사 측 관계자는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발 벗고 뛰고 있으니 직원들이 조금만 참고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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