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의 훈훈한 정 못 잊겠어요"

입력 2011-09-05 08:21:59

美 론 워허스터 코치 지갑 분실 자원봉사자 경찰서 등 수소문

잃어버린 지갑을 함께 찾으러 다니다 친구가 된 자원봉사자 이창준 씨와 미국인 코치 론 워허스트 씨.
잃어버린 지갑을 함께 찾으러 다니다 친구가 된 자원봉사자 이창준 씨와 미국인 코치 론 워허스트 씨.

"미국에 돌아가면 대구의 자원봉사자들이 보여준 훈훈한 정을 주변에 열심히 알릴 생각입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코치 자격으로 참가한 론 워허스트(62) 씨는 대구에 머무는 동안 친구를 새로 사귀었다고 자랑했다. 통역 자원봉사자 이창준(26) 씨였다. 워허스트 씨는 "막내아들 나이의 이 씨와 함께 대구 시내를 구경 다니기도 했다"며 "친절한 대구 사람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당초 대회 개막에 앞서 입국한 워허스트 씨를 대구공항에서 숙소인 동대구역 인근 모텔로 안내하는 임무를 맡았다. 숙소에서는 객실의 인터넷 사용법, 세탁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하지만 이내 '사고'가 터졌다. 워허스트 씨가 지난달 27일 오후 지갑을 분실한 것이었다. 급히 연락을 받은 이 씨는 분실신고서 작성을 도와주는 한편 지갑을 찾기 위해 경찰서 등 여러 곳에 수소문했다. 비록 지갑을 찾지는 못했지만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자신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 워허스트 씨는 감동했고, 이튿날 그를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씨는 "오래된 친구같이 지내는 등 대구의 끈끈한 정을 전하려 했을 뿐"이라며 "다들 기피하는 모텔 투숙객 자원봉사를 묵묵히 수행하다보니 대구가 더 자랑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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