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심이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진실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
아, 이토록 힘이 들까!
너를 향한 사랑 때문에 바람이 아프다.
가슴이 아프다,
모자가 아프다.
누가 나에게 네 허리의
이 허리띠를 사 갈까?
누가 이 하얀 실오라기
슬픔을 사서, 하얀 손수건을 만들까?
진실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는 것이
아, 이토록 힘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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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왔어요. 도저히 물러갈 것 같지 않던 여름이 뒤를 보이고 도저히 변치 않을 것 같던 사랑도 어느덧 뒤를 보이며 가고 있겠어요. 참 슬프지만 아름다운 순리예요.
가는 여름에 싸여 긴 여행을 했어요. 먼 곳에서 이곳을 다시 바라보았어요. 그곳에도 바람이 불고 해가 졌어요. 아침저녁 서늘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아득한 이름들을 불러보기도 했어요. 한결같이 그 이름들이 너무 멀어 어떻게 돌아갈지 막막했어요. 나무가 옮기는 그늘들, 바람이 데려가는 시간들 아래서 낯선 언어들에 깜짝깜짝 놀라며 중얼거리던 시에 로르카가 접혀 있었어요.
그리고 돌아왔어요. 9월이 짐가방처럼 함께 도착했어요. 어떤 사랑은 두고 오기도 했고 어떤 사랑은 다시 데려오기도 했어요. 슬픔의 실오라기 하나하나로 하얀 손수건을 짜야 하는 시간이 오더라도 또 견디어 갈 거예요. 진심으로 이곳의 시간들을 사랑했으니까요. 그리하여 가는 여름의 뒷모습에 대고 말해 보겠어요. 그 무덥던 날들의 행간들 진심이었다고, 또한 진심일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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