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육상 선수는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다. 3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에서 우승한 볼트는 100m와 200m, 400m 계주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볼트가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세 종목의 세계 최고 기록을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가장 빠른 평균 속력을 발휘한 종목은 초속 10.44m의 100m가 아닌 초속 10.78m의 400m 계주로, 100m당 평균 기록으로 환산하면 9초28에 해당한다.
계주 선수는 20m 구간(테이크 오버 존)에서 빠른 가속이 유지된 상태에서 팔을 길게 뻗어 바통을 다음 선수에게 넘겨주기 때문에 양팔 간격 정도의 거리만큼 실제 달리는 거리도 줄어들게 된다. 또 팀 경주의 특성상 선수들의 심리적 흥분도도 높아지는 효과를 가지는데 4명의 주자는 제각기 특성을 가진 선수들로 효율적인 팀 구성에 의한 기록 상승효과를 가져와 각각의 100m를 더욱 빠르게 달리게 된다. 보통 1번 주자는 반응 속도가 빨라 스타트가 좋은 선수, 2번은 140m 정도의 가속력이 우수한 선수, 3번은 가속력과 곡선 주로에 능한 200m에 강한 선수, 마지막 주자는 초반 가속력이 강한 선수로 구성된다.
대구 대회의 마지막 경기는 남자 400m 계주다. 400m 계주는 스피드와 팀워크가 조화를 이룬 '육상의 백미'로 꼽힌다. 400m 계주는 바통 터치, 주자 배치, 팀워크 등 수많은 변수 때문에 단순히 개인 기록을 합산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곤 한다. 계주는 육상 종목의 유일한 단체 경기로, 단순히 개인의 스피드뿐만 아니라 바통 터치, 주자 배치 등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통 터치 순간이다. 길이 30cm, 둘레 12cm, 무게 50g인 바통은 터치 구간 내에서 전달돼야 한다. 터치 구간 내에서 두 선수가 스피드 손실 없이 바통을 전달하는 것이 기록 단축의 관건이다. 보통 다음 주자는 터치 구간의 예비 존(10m)에서 전력 질주를 시작해 터치 구간의 18~20m 지점에서 앞 주자와 서로 풀 스피드 상태에서 바통을 주고받는다. 바통이 20m 구간 내에서 다음 주자의 손에 완전히 넘어가지 못하면 실격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자보다 바통이 더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미국 남자 400m 계주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바통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고,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바통 터치 구간을 벗어나 전달하는 바람에 실격됐다.
한국 남자 계주팀은 4일 오후 7시 예선에 나선다. 한국기록은 39초04로, 세계기록에 1초94나 뒤지지만 대표팀이 결선 진출의 마지노선인 38초60을 깨뜨려 결선 무대에 설 수 있길 기대한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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