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 육상에 빠지다…"볼트, 오빠" 함성에 신발 관중석으로

입력 2011-09-03 08:55:54

800만원짜리 신발벗어 관중석으로 팬서비스

경북여고 1, 2학년 여고생들이 육상의 매력에 푹 빠졌다.

2일 오후 단체 관람한 1천여 명의 여고생들은 대구스타디움 2층 상단에 자리 잡고, 아이돌 콘서트보다 더 큰 함성과 박수를 선수들에게 보냈다. 난생 처음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와 왕자처럼 잘 생긴 프랑스 육상선수를 직접 본 여고생들은 경기가 끝나고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여고생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은 위력을 발휘했다. 우사인 볼트가 이에 화답, 화끈한 팬 서비스를 한 것이다. 볼트는 여고생들을 의식, 신발을 벗고, 특유의 번개 동작을 선보였다. 공동취재구역(Mixed Zone)에서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환호하는 여고생들을 위해 2번이나 답례인사를 했다.

환호가 더욱 커지자 볼트는 공동취재구역을 지나면서 손에 쥔 전용 육상신발(800만원 상당)을 경북여고 학생들을 향해 던졌고, 앞쪽에 앉아있던 2학년 이모 양이 이를 받았다. 한순간 '볼트의 신데렐라'가 된 이 양은 금메달을 딴 스타에 버금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양은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초대박이다. 오늘밤 볼트의 신데렐라가 되어, 이 신발을 꼭 끌어안고 자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여고생들은 프랑스의 크리스토프 르메트르가 남자 200m 준결선 1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유럽의 꽃미남 왕자다. 현빈이나 장동건보다 더 멋지다"며 동화 속 왕자를 만난 것처럼 좋아했다. 이날 각 종목 우승자들은 하나같이 여고생들의 환호에 더 멋진 세레모니로 화답했다.

경북여고 1학년 장주원 양은 "볼트가 눈앞에서 인사를 하니 정말 감격스럽다"며 "이런 대회를 개최한 대구가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관중석에서 만난 여고생들은 모두 "육상이 이렇게 짜릿하고, 흥분되는 운동인 줄 몰랐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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