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제가 한방업 종사 자부심 남달라요"…삼보한약방 정후진 대표

입력 2011-09-03 07:26:46

"3형제가 한방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한방가(韓方家)라고 할 수 있겠죠."

'삼보한약방'의 정후진(57) 대표의 집안은 약령시에서 유명한 한방가문이다. 셋째, 넷째 형이 모두 약업사를 운영하고 있고 집안에 한의사, 중의사, 한약자원관리사 등 한방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10명을 훌쩍 넘는다. "한방업은 대를 이어서 하는 경우가 많아 한 집안 사람들이 비슷한 업종에 종사하긴 하지만 우리 집은 유난히 한방업 종사자가 많죠."

소문난 한방가문의 시작은 정 대표 아버지의 영향이다. 아버지는 형제들이 어릴 적부터 달성군 동곡에서 송광한약방을 운영했다. 이곳에서 40년간 한약방을 하며 마을의 대소사를 챙겼다. 심지어는 아이들의 글을 가르치는 훈장 역할까지 하면서 마을에서 덕망이 높았다. "형제들이 아버지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레 한방에 매료됐습니다. 아버지는 인근 고을에 소문이 날 정도로 능숙하게 환자들을 치료하셨죠."

정 대표는 15살 때부터 약령시에서 일을 했다. 한약방에서 일을 하며 중학교 과정도 마쳤다. 이후로도 한방병원과 한의원에서 근무를 하다 개업을 결심하고 한약업사 자격증을 따게 된다. 정 대표가 자격증을 취득한 1983년은 마지막 시험이 치러진 해다. 정 대표는 한약업사 마지막 세대인 셈. "처음 경북 의성에 한약방을 개원하면서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배운 천자문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깨달았죠."

1988년 지금의 약령시에 '삼보한약방'을 열면서 넷째 형인 정성진(59) 씨가 함께 일하고 막내 동생까지 합류하면서 10여년간 함께 한약방을 운영했다. 한약방의 이름 '삼보'(三寶)처럼 3형제가 한약방의 귀중한 보물이 됐다. 정 대표는 "막내 동생이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10년이 넘게 한방업을 했다"며 "두 분 형님은 나와 마찬가지로 10대에 이 일을 시작해 지금껏 한 길만 걸어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삼보한약당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한방지식과 더불어 오랫동안 한방업계에 종사해온 자신의 노하우가 축적돼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20년을 넘게 머문 약령시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좋은 때도 나쁜 때도 약령시에서 보냈죠. 예전의 활발했던 시장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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