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꿈나무 젊은피 끓는다…시상전 휩쓸고 '승승장구'

입력 2011-09-02 09:44:22

계명대 텍스타일디자인과 전국디자인 시상전 6명 수상

전국 규모의 각종 대회의 상을 휩쓴 대구지역 섬유 인재들이 관련업계에 진출하면서 지역 섬유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전국 규모의 각종 대회의 상을 휩쓴 대구지역 섬유 인재들이 관련업계에 진출하면서 지역 섬유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제22회 대한민국텍스타일디자인대전 시상식장 안이 술렁이고 있었다.

시상자를 부르는 사회자의 입에서'계명대'가 6번이나 호명됐기 때문이다. 대상 격인 '대통령상'을 시작으로 각종 기관장상까지 총 6명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심사에 참여한 한 업계관계자는 "출신학교는 공개하지 않고 심사를 치렀는데 마지막에 수상자 명단을 확인했을 때 같은 학교 출신이 6명이나 돼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섬유업계에 젊은 피가 돌고 있다.

지역 대학 인재들이 각종 대회를 휩쓸며 능력을 인정받고 이들이 다시 지역 업체에서 일하면서 섬유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계명대학교 패션대학 텍스타일디자인과는 섬유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텍스타일 공모전인'대한민국텍스타일디자인대전'에서 김다영(여'계명대 텍스타일디자인과 3년) 씨를 비롯해 총 6명이 한꺼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본상 25명 중 6명이 한 학교. 이같이 무더기 수상자가 같은 학과에서 나온 일은 대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다 지난해에도 1, 2등에 해당하는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계명대 출신이 나란히 받아갔다.

계명대의 승승장구는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다. 2005년 신설된 이 학과는 대부분의 텍스타일 관련 학과가 공예과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술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디자인의 실용성을 강조해 커리큘럼을 구성한 것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데 주효했다.

학과 초기만 해도 지역 섬유 업계의 경기가 침체돼 지원자들이 적었고 입학생들조차 텍스타일 디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섬유가 살아나고 학과가 알려지면서 텍스타일 디자이너를 꿈꾸며 입학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계명대뿐 아니라 지역대학의 섬유관련 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북대의 섬유시스템공학과, 영남대 섬유패션학부, 금오공대 신소재시스템공학부 등의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3.5대1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경북대는 16.5대1, 영남대는 6.5대1로 인기가 높아졌다.

지역에서 성장한 젊은 섬유 인재들은 지역업계의 한 축을 이뤄가고 있다.

올해까지 1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계명대 텍스타일디자인과의 경우 70여 명의 취업자 중 절반이 대구 섬유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실력을 갖춘 이들은 노후화된 섬유업체를 업그레이드 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대구 섬유업체가 침체에 빠지면서 대다수 업체들이 디자인실 문을 닫고 해외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구입해 완성품을 만들어 왔다"며 "최근들어 디자인실 문을 다시 여는 업체가 부쩍 늘고 있다"고 했다.

대구 섬유가 수출 경쟁력을 다시 회복하면서 업체만의 특별한 디자인을 추구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는 것. 단순히 디자인을 사다 찍어내는 수준에서 자신들만의 특별한 디자인을 만들어 낼 경우 부가가치를 상당히 높일 수 있다.

계명대 텍스타일디자인과 김봉섭 교수는 "지역대학에서 배출된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지역 섬유업계로 진출하면서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학교로서나 지역사회 발전면에서도 기쁜 일"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섬유업체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 함께 공생해 나갈 수 있는 교육과정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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