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서 만난 이명박 대통령 선수촌서 뵙고 '깜놀' 아는 첫 막 소
"한국전쟁 때 하늘나라로 가신 할아버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겠지요. 또 할아버지가 숨진 대한민국, 그리고 대구라는 곳에 올 기회도 없었을 겁니다. 용감한 군인이셨던 할아버지가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합니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에티오피아 선수단의 대외업무 및 각종 지원을 책임지는 '팀 오피셜'(Team Official)로 대구를 찾은 타들레 아쎄파(29'Tadele Assefa) 씨의 한국 방문 감회는 남다르다. 그의 할아버지, 타들레 미티쿠(MitiKu) 씨가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인 1953년 초 참전했다 전사했기 때문이다.
아쎄파 씨는 지금도 매년 한국의 광복절인 8월 15일 할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에티오피아 국립묘지를 찾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을 위해 숨지고(Dying for Korea), 한국을 사랑한(Love Korea) 할아버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고 북받치는 감정을 표현했다. 에티오피아는 당시 3천518명을 파병, 122명이 사망한 한국의 혈맹이다. 직업 군인이었던 미티쿠 씨 역시 유해만 수습돼 고국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의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곳에 발을 딛게 돼 무척 감격스럽다"는 아쎄파 씨는 할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으로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지난달 초 에티오피아를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한국전 참전 용사의 묘지에서 가까이서 봤는데 이날 이 대통령이 개회식 참석에 앞서 선수촌을 다시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한 번 본 적이 있는 분이라 아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져 크게 소리쳤더니 이 대통령도 반갑게 손을 흔들어줬다"며 감격해 했다.
에티오피아 선수단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이번 기회에 한국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는 "시간이 된다면 안동이나 경주 등을 관광하고 싶다"며 "무척 맵다는 한국의 전통음식, 김치와 매운 불고기'찜갈비도 먹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스포츠 관련 매니지먼트 일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프리칸 챔피언십 육상대회 10,000m에 출전했던 선수였지만 이제 팀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아쎄파 씨는 에티오피아의 명문대학인 아디스 아바바대학 언론학과에서 라디오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유니티대학에서 경영학(Business Management) 석사 학위를 받았다.
권성훈기자 @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