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원서 써 제출…열정 하나로 기수 따냈죠
"평생 남을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너무 기분이 좋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27일 개회식에서 자메이카 대표팀의 개회식 기수로 참여한 제인 콜먼(18'사진) 양은 채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한국 대중가요(K-POP) 팬으로 한국을 알게 된 뒤 한국 독지가의 도움으로 대구까지 날아와 자국 대표팀의 기수까지 됐기 때문이다.
자메이카 킹스턴의 서인도제도대학교 모나분교 학생인 콜먼 양이 '한국 사랑'에 빠진 것은 지난해 5월. 한국인 친구와의 인연으로 한국 대중문화를 접한 뒤였다. 한국을 더 알고 싶었던 그녀는 한국 웹사이트와 문학작품을 공부하면서 서툴지만 한국어를 구사하는 수준까지 됐다.
그러던 중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자원봉사자 신청 기한은 이미 지난 뒤였다. 대신 자메이카 대표팀의 기수로 참가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어로 된 신청서를 직접 작성, 제출했고 열정을 높이 산 대회 조직위는 콜먼 양을 자메이카 대표팀 기수로 선발했다.
행운도 따랐다. 항공료와 체재비가 없어 한국행이 무산될 뻔했지만 그의 안타까운 사연이 국내 한 방송에 소개되면서 독지가가 항공료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 콜먼 양은 "꿈에도 그리던 한국에 오게 돼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아름다운 산, 깨끗한 도시, 친절한 사람들이 무척 인상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달 16일 한국에 도착해 대구시내 한 숙소에서 외국인 기수 동료와 생활하고 있는 콜먼 양은 "기수단 연습에 참여하느라 바쁜 시간 속에서도 대구 시내를 구경하며 한국 음식을 맛봤고, 쇼핑도 했다"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는 "26일 두류공원에서 열린 대회 전야제에도 참여했는데 아줌마, 언니들이 사인까지 요청해왔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친구들에게 K-POP과 한국 역사 등을 소개하면서 자메이카의 한국 문화 알리미로도 활약하고 있는 그는 한국에 유학,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꿈이 있다. "학비가 넉넉하지 않아 걱정이지만 꼭 꿈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또 가급적이면 대구로 오고 싶어요."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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