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게이 등 줄줄이 낙마 희색
'누가 먼저 결승선을 끊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남자 100m 결선(28일 오후 8시 45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고관절 수술로 불참한 '2인자' 타이슨 게이(미국), 약물 복용으로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한 스티브 멀링스(자메이카)와 마이크 로저스(미국), 사타구니 통증으로 대회 직전 갑작스레 경기를 포기한 아사파 파월(자메이카)까지 최고 스타들이 잇따라 낙마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남자 100m는 여전히 이번 대회 최고 '백미'다.
그 중심엔 세계 최고 스프린터인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있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m에서 세계 기록(9초69)으로 우승하더니 이듬해인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자신이 세운 세계 기록을 무려 0.11초나 다시 단축시킨 9초58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메이저 대회를 연속으로 석권하며 '볼트 천하'를 열었다.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 기록 경신을 장담하진 못하지만 경쟁자들이 대거 빠진 만큼 우승을 자신하며 2연패를 노리고 있다.
게이, 파월이 빠진 빈자리를 노리는 동시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볼트 자리까지 힐끗 넘보는 선수들이 적잖다. 이들 3인방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 이들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반란을 꿈꾸는 대표적인 선수는 볼트와 게이, 파월에 이어 네 번째 좋은 기록을 가진 자메이카의 네스타 카터(26'9초78), 4년 만의 왕좌를 꿈꾸는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29'9초85)과 월터 딕스(25'9초88), 자메이카의 '신성' 요한 블레이크(22'9초89)와 '백색 탄환' 크리스토프 르메트르(21'프랑스'9초92) 등이다.
이중 특히 눈에 띄는 선수는 블레이크와 르메트르다. 블레이크는 최연소로 남자 100m 벽을 허문 자메이카의 '젊은 피'로, 그동안 '집안 형들'인 볼트, 파월, 카터 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입상 유력 선수로 거론될 만큼 상승세가 무섭다. 1997년 아테네 선수권대회 남자 200m 금메달리스트이자 육상 해설가로 활동 중인 아토 볼든(38'트리니다드토바고)도 최근 블레이크가 볼트를 3위로 밀어내고 파월에 이어 2위를 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고, 영국의 베팅 업체인 윌리엄힐도 볼트, 파월에 이어 3위에 입상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블레이크의 반응도 재밌다. '볼트를 꺾을 것'이란 볼든의 예상에 대한 질문에 "볼트보다 빨리 달리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면서도 "경기에서 누가 어떤 성적을 낼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진 않았다.
100m 9초대에 진입한 최초의 백인 선수인 르메트르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유럽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200m 우승자인 르메트르는 지난해 7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98의 기록을 세워 백인으로선 첫 '9초대'에 진입했다. 르메트르는 내친김에 지난달 29일엔 프랑스 알비에서 열린 프랑스선수권에서 9초92의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르메트르는 100m를 40.5보에 주파하는 보폭으로, '학다리' 볼트의 41~41.5보보다도 보폭이 더 크고, 외모까지 준수해 '차세대 단거리 인기 스타'로 평가받고 있다.
2005년 세계선수권 남자 100'200m 우승자인 게이틀린은 2006년 7월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8년간 선수 생활을 금지당했다가 4년으로 자격 정지 기간이 줄어 최근 복귀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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