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 행운의 '관음죽꽃'

입력 2011-08-26 07: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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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정원이 있고 식물 가꾸기를 좋아하여 대문을 들어서면 20년이 넘는 감나무를 비롯해 산수유, 라일락, 동백, 주목, 앵두 등 나무와 관음죽, 소철, 문주란 등의 화분이며 작약, 채송화, 봉선화 등 수십 종류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그러다 보니 봄의 전령사인 샛노란 산수유꽃을 시작으로 봄바람과 함께 풍겨오는 라일락 향기와 아름다운 동백꽃, 초여름의 입맛을 돋우어 주는 새콤달콤한 앵두, 채송화와 봉선화꽃은 늦여름까지 만발을 한다, 또 가을이면 단감이 주렁주렁 풍성한 열매를 안겨주며 그래서 욕심내지 않고 해마다 나무 꼭대기에 까치밥을 남겨둔다.

겨울에는 대부분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겨울잠에 들어 을씨년스럽지만 동백과 주목은 푸르름을 지켜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사시사철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집안에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 주고, 맛있는 열매까지 선물해 주어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올해 나는 35년간의 공직생활을 영예롭게 마감했고, 8월은 제2의 인생을 출발하여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된 매우 뜻 깊은 달이다. 그래서인지 1978년 달성군 공산면 근무 때부터 키워온 '관음죽'이 뜻밖에도 8월 초에 꽃을 피웠다. 33년 만에 처음으로, 또한 난생 처음 보는 소중한 꽃이다. 관음죽의 꽃말이 '행운'이라고 하니 우리 집은 물론 당시 관음죽을 구입한 식물원과 지척이며 근무지 관할이었던 곳에서 새로 출발한 나에게도 모든 일들이 잘 될 것으로 기대 된다. 그리고 내가 몸담았던 대구시가 심혈을 기울여 유치하고 준비하여 다가오는 2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또한 행운이 찾아와 성공적인 대회가 되고 우리 대구의 진면목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기 그지없다.

최주원(대구 동구 불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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